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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사기·감금 캄보디아 범죄조직 철퇴…21조 상당 비트코인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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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전역 온라인 사기단지 10 곳 운영 프린스 그룹
지난해 미국인 동남아발 온라인 사기 피해액 100억 달러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들을 겨냥한 납치, 감금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영국과 함께 보이스피싱을 포함해 온라인 사기 범죄를 위한 대규모 단지를 운영해온 캄보디아 재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재를 가했다. 캄보디아는 물론 동남아 일대에서 확산중인 온라인 사기단지(online scam compounds)와 이를 통한 각종 범죄행위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점차 결실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외교연방개발부(FCDO)와 공조해 프놈펜에 본사를 둔 캄보디아 재벌, 프린스 그룹(Prince Group)을 온라인 사기단지 운영 혐의로 국제 범죄 조직으로 지정하고 관련 법인과 개인 등 146 곳을 제재 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 오른 프린스 그룹 관련 법인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대만, 싱가포르 등 각국에 퍼져 있었다. 이와 별도로 미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 국적의 천즈(Chen Zhi, 38세) 프린스 그룹 회장을 기소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150억 달러(21조420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로 미국 기업은 물론 개인도 프린스 그룹과 거래할 수 없고, 위반땐 제재 대상이 된다. 미국 내 프린스 그룹 소유 자산 역시 모두 동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천즈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가 압수된 150억 달러 규모 비트코인은 그가 벌인 사기와 자금 세탁 행위로 벌어들인 수익이라고 법무부 당국은 밝혔다. 프린스 그룹은 캄보디아 내에서 온라인 사기단지를 조성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 피해자에게 접근, 온라인 관계를 통해 신뢰를 쌓은 뒤 거짓 금융상품을 제안해 돈을 빼앗는 사기 산업을 운영했다. 이런 유형의 사기를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고 부르는데, 사기꾼들이 피해자를 '살찐 돼지처럼' 키워서 마지막에 한꺼번에 돈을 빼앗는다는 의미다.

재무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전역에는 이런 대규모 온라인 사기단지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으며, 그중 캄보디아는 주요 중심지 중 하나다. 프린스 그룹은 이렇게 사기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는데 프린스은행(Prince Bank)도 소유하고 있고 프놈펜 중심가에 47층짜리 빌딩을 신축 중이다. 

재무부는 프린스 그룹이 최소 10 곳의 사기단지를 캄보디아에서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기, 불법 도박, 인신매매 등 범죄 행위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조치가 동남아시아에서 활개쳐온 온라인 사기단지를 겨냥한 제재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며, 영국 당국과 공조했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은 지난해에만 프린스 그룹과 같은 동남아시아발 사기 피해로 최소 100억 달러(14조2900억 원)를 잃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수치다.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 홈페이지 화면 [사진=프린스 그룹 홈페이지 캡처]

WSJ은 천즈 회장에 대한 기소장엔 그가 사기단지를 직접 관리하고, 수익 기록을 보관했으며, 지시를 거부하는 피해자를 폭행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가 부하들에게 감금된 피해자를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도 있었다. 또 그가 벌어들인 불법 자금은 뉴욕에서 경매를 통해 고가의 피카소 작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고, 개인 제트기, 별장, 고급 여행 등 사치에 쓰였다. 이 밖에 천즈 회장과 프린스 그룹의 고위 임원들은 여러 국가에서 뇌물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범죄 활동을 보호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도피중인 천즈 회장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4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의 이번 캄보디아 재벌에 대한 제재 조치는 최근들어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을 겨양한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와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발 범죄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가능성을 엿보이게 했다는 평가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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