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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사에서 주인으로' 옥시켐 인수로 드러난 버핏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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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옥시덴탈 투자 연장선
우선주·워런트·저가 매수로 28.2% 확보
100억달러 인수가 매력적, 왜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연말 워렌 버핏의 공식 은퇴를 앞두고 버크셔 해서웨이(BRK.B)가 옥시덴탈 정유(OXY)의 석유화학 자회사 옥시 케미칼(옥시켐)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월가에 화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필두로 미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버크셔는 옥시켐을 100억달러에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옥시덴탈 정유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버크셔가 손에 쥔 3300억달러 이상의 현금 자산의 사용처는 월가에 늘 관심거리였다. 성사될 경우 2022년 보험사 알레가니 인수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에 해당하는 이번 딜에 조명이 집중된 데는 사실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

위기의 기업에 백기사를 자처하며 자금줄을 제공한 뒤 알짜 자산을 챙기는 동시에 주요 주주로 등극하는 전략이 과거 옥시덴탈 정유에 이어 이번 옥시켐 인수에도 동원됐다는 분석이다.

100억달러 규모의 딜이 최종 성사될 것인지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는 거래가 이뤄지면 버크셔가 매력적인 사업체와 자산을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사들이는 셈이 된다고 전했다.

옥시덴탈 정유의 화학 사업 부문은 다우와 라이온델바젤 등 다른 화학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2025년 들어 이익률 압박에 시달렸다.

워렌 버핏 [사진=블룸버그]

다우와 라이온델바젤 주가가 연초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고, 다우의 경우 배당금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한 상태다.

옥시켐은 2025년 세전이익 전망치를 8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다. 2024년 11억달러와 2023년 15억달러에서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시나리오를 내놓은 셈이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버크셔의 옥시켐 인수 협상 사실을 보도했을 때 로스 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매각 가격 100억달러가 옥시켐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100억달러는 2025년 예상 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 차감 전 이익)을 기준으로 약 8배에 해당하는 가격인데, 화학 업계의 실적이 2025년 저점을 찍은 뒤 2026년부터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을 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싼 값에 매각하는 셈이라는 계산이다.

보고서는 "옥시켐이 대다수의 화학 업체들과 비교할 때 독특하게 다각화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인수 가격 100억달러가 더욱 부적절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버크셔와 주주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좋은 기업을 싸게 매입한다는 버핏의 오랜 철칙을 충족시키는 거래라는 판단이다.

옥시켐의 2025년 EBITDA는 12억4000만달러로 예상되고, 2027년까지 14억6000만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버크셔는 100억달러 투자로 연 12~15%의 안정적인 고수익률을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3300억달러를 웃도는 현금 자산을 생산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부담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 버핏은 매력적인 인수 기회를 찾기 힘들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값싼 자산을 찾기 어렵다는 속내를 털어 놓았던 버핏이 은퇴를 불과 몇 개월 앞둔 시점에 마지막으로 '신의 한 수'를 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버크셔의 이번 옥시켐 인수는 지난 2019년 옥시덴탈 정유에 대한 100억달러 투자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옥시덴탈 정유는 아나다르코 인수전에서 경쟁자 쉐브론을 견제하기 위해 자금 조달이 절박한 상황이었다. 경영진은 셰일 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이려면 아나다르코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옥시덴탈정유 로고.[사진=블룸버그]

이 때 백기사를 자처하며 등장한 것이 버핏이었다. 옥시덴탈 정유에 연 8%의 배당을 지급하는 조건에 우선주 100억달러를 매입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

여기에 버핏은 보통주 8390만주를 50억달러, 주당 59.62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도 확보했다. 사실상 주가가 59.62달러보다 오를 경우 차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가령, 옥시덴탈 정유의 주가가 80달러까지 오르면 80달러에서 59.62달러를 뺀 차액에 주식 수를 곱한 만큼 수익을 내는 셈이다.

옥시덴탈 정유는 결국 아나다르코를 부채까지 포함해 총 570억달러에 인수했다. 버핏의 투자 이외에 부족한 자금은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 등으로 조달했다.

외신들은 옥시덴탈 정유가 아나다르코를 손에 넣었지만 버핏의 우선주가 이후 최근까지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간 배당 부담이 6억달러로 불어났기 때문.

2024년에도 옥시덴탈 정유는 대부분 차입을 통해 셰일 업체 크라운 록을 인수했고, 이 때문에 부채 규모는 더 크게 불어났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업체의 순 부채가 22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가량 업체는 자체적인 자금 창출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75억달러의 부채를 상환했지만 순 부채 규모를 150억달러까지 떨어뜨린다는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버크셔의 옥시켐 인수 추진은 옥시덴탈 정유의 부채 감축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을 정조준한 전략이다. 무리한 대규모 M&A로 인해 누적된 부채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에게서 알짜 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버크셔는 워런트 행사와 주가 하락을 틈탄 주식 추가 매수를 통해 옥시덴탈 정유의 지분 28.2%를 확보,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옥시덴탈 정유의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해 지배력을 강화한 것. 버크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회사를 직접 손에 넣기 위한 협상에 뛰어든 셈이다.

2019년 공격적인 M&A를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섰던 옥시덴탈 정유는 이제 부채 부담과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에 자산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버크셔의 카드도 과거와 달라졌다. 2019년 당시 8% 배당을 제공하는 우선주와 워런트 등 채권형 투자 전략을 동원했지만 이번에는 직접적인 사업부 인수를 통해 완전 소유권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버크셔가 기존의 BNSF 철도와 BHE 유틸리티에 옥시켐을 확보, 수직 계열화에 나서려는 계산으로 해석한다. 화학 제품 운송과 에너지 공급 부문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다.

옥시켐 인수가 위기의 기업에 백기사로 나선 뒤 최대 주주로 등극하고, 이어 알짜 자산을 빼내 완전히 소유하려는 버크셔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월가는 분석한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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