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뉴스핌] 남정훈 기자 = 다혈질 성향을 가진 SSG의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숭용 감독이 직접 나서 선수 대신 사과와 수습에 나섰다.
지난 29일 인천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앤더슨은 팀이 4-1로 리드하고 있는 6회초, 마지막 타자 전준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타석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무언가를 외쳤다. 순간적인 감정 표출이었지만, 자칫 상대 선수를 자극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지만,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 |
[서울=뉴스핌] SSG의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지난 29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SSG] 2025.09.29 wcn05002@newspim.com |
이때 이숭용 감독이 빠르게 반응했다. 직접 그라운드로 걸어 나와 모자를 벗고 롯데 벤치와 김태형 감독, 그리고 롯데의 주장인 전준우에게 연이어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제스처를 보였다. 불필요한 긴장감이 커지기 전에 상황을 정리한 것이다.
앤더슨의 돌발적인 모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몇 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올 시즌만 해도 지난 6월 수원 kt전에서 장성우와 신경전을 벌이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코칭스태프가 여러 차례 주의를 줬지만, 본인도 모르게 흥분하면 자제를 못한다는 게 앤더슨의 설명이다.
30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이숭용 감독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어제 특별히 뭐라고 하진 않았다. 이미 여러 번 주의를 줬고, 선수도 자기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나쁜 성격 때문이 아니라 체력적으로 지쳐 있는 상태에서 있는 힘을 다 쏟다 보니 순간적으로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 [사진=SSG 랜더스] 2025.09.03 thswlgh50@newspim.com |
이 감독은 이어 "2년 동안 지켜본 결과, 이해는 되지만 감독으로서 커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빨리 나가서 사과했고, 상대팀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김태형 롯데 감독이 "캄다운 좀 시켜라"라고 웃으며 이야기했다고 전하며, 당시 상황을 가볍게 넘기려는 분위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동시에 "상대팀 입장에서 좋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앤더슨도 본인이 문제를 알고는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라며 걱정도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숭용 감독은 앤더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은 "경기 도중 경헌호 코치가 올라가서 상태를 물었더니 '많이 힘들다'고 답했다고 하더라"라며 "지금 가장 큰 고민이 체력이다. 앤더슨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휴식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앤더슨에게는 고맙고 또 미안하다. 팀 사정상 앤더슨만큼 해줄 수 있는 투수가 없었기에 계속 맡길 수밖에 없었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