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친구탭 피드화 논란, 결국 '친구목록' 환원
카카오 "친구목록 환원·UX 개선 지속…피드백 경청할 것"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가 출시 15년 만에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단행했지만, 이용자 불만이 폭주하자 일주일 만에 논란의 중심이 된 친구탭 피드형 개편 방침을 철회하고, 기존 '친구목록' 중심 화면으로 되돌리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9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 피드형 첫 화면을 환원하고, 기존처럼 '친구목록'을 첫 화면으로 두기로 하는 등 개편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기존 '친구목록'을 카카오톡 친구탭의 첫 화면으로 되살리고, 현재의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의 '소식'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친구탭 개선 방안은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해 4분기 내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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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기조연설을 통해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
또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절차도 더욱 간소화할 예정"이라며 "지난 27일 '지금탭(숏폼)' 내에 '미성년자 보호조치 신청' 메뉴를 신설해 접근성을 높인 데 이어, 신청 및 설정 등을 더욱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개발자 컨퍼런스 'if(kakao)25'를 통해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 방안을 공개한 바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당시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카톡이 단순한 메시지 전달 수단을 넘어 더 많은 가능성을 담아내는 창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톡이 쌓아온 1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AI와 콘텐츠가 결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자신한 바 있다.
이번 카카오톡 개편은 탭 단위 전반에 걸쳐 동시에 적용됐다. 채팅탭에는 '채팅방 폴더'와 '안읽음 폴더'가 도입돼 대화 정리가 수월해졌다. 보낸 메시지를 24시간 내 수정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지금탭은 숏폼 콘텐츠와 오픈채팅 커뮤니티를 한데 모아, 카톡 안에서 짧은 영상과 화제의 대화를 소비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됐다. 친구탭은 기존 단순 목록 중심에서 피드형 UI로 전환돼, 친구의 프로필 사진, 상태 메시지, 게시물이 타임라인처럼 표시되며 사진과 동영상을 중심으로 한 '격자형 피드'가 노출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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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친구 탭 업데이트 화면. [사진=카카오] |
그러나 카카오의 기대와 달리 카카오톡 개편은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앱 마켓에는 '1점 리뷰'가 폭주했고, 평균 평점은 2점대까지 추락했다. 이용자들은 친구탭 피드화 개편에 대해 가장 큰 불만을 드러냈다. 여기에 불필요한 숏폼·광고 노출, 앱 무거워짐, 메신저 본연의 단순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커뮤니티에는 '업데이트 막는 방법' 등이 올라왔다.
카카오톡 개편에 대한 이용자 불만은 곧바로 주가로 연결됐다. 개편 사흘 뒤인 이달 26일 카카오 주가는 장중 한때 6만 원 선이 무너졌다. 불과 일주일 만에 약 1조 6,000억 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셈이다. 반면, 카카오가 개편 방침 철회 계획을 밝힌 29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69% 오른 6만 300원에 마감했다.
한편,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카카오톡의 AI 기능 강화, 온디바이스 AI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활용한 일정 관리, 검색, 예약 등을 카톡 대화 속에서 바로 지원할 예정이었다. 나아가 오픈AI와 협력해 최신 GPT-5 모델을 카카오톡에 적용, 10월부터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채팅창 상단에서 'ChatGPT'를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탭 개선 계획 외에도 여러 UX, UI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경청·반영해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용어설명
UX(User Experience): 사용자가 서비스·제품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경험 전반.
UI(User Interface): 실제로 사용자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조작하는 화면 구성·디자인 요소.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