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출안 처리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지속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 (일시 업무 정지)을 하루 앞두고 여야 지도부를 직접 만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부 4명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백악관이 막판에 취소했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 공화당 지도부, 다수당 대표 존 튠을 포함한 공화당 지도부가 백악관에서 만날 예정이다.

미국 의회는 2025회계연도가 끝나는 이달 30일 이후의 정부 예산안에 합의해야 한다.

미국 연방의회 건물 전경.[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 19일, 하원은 회계연도 종료 후에도 정부 기관을 운영할 수 있는 7주짜리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CR)을 공화당 주도로 통과시켰지만, 같은 날 상원에서는 부결됐다. 공화당이 단기 지출안을 통과시키려면 상원에서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이 법안에 건강보험 보조금 연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법안으로 올해 초 시행된 의료 예산 삭감 복원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셧다운을 막은 뒤 이러한 사안을 협상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 예산 삭감을 취소하고, 비용을 낮추며, 의료서비스를 지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튠 원내대표는 NBC 방송에서 "그 논의는 나중에 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인질을 풀고, 미국 국민을 해방시키라. 정부를 열어 두고, 그다음 건강보험 프리미엄 세액공제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셧다운이 발생하면 연방 근로자 대규모 해고를 경고한 상태다.

슈머 대표는 공화당을 지칭하며 "결론은 간단하다. 그들의 몫이다. 월요일(29일)에 그들이 우리와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슈머는 대규모 해고 위협은 이미 행정부가 하려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버지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 팀 케인은 민주당이 단기 지출안에 합의해도 공화당이 건강보험 삭감 협상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 우려를 표했다. 케인은 CBS 방송에서 "합의를 한다면, 서명한 바로 다음 날 대통령이 바로 자금을 회수하거나 전날 맺은 약속을 취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슈머와 제프리스는 지난 토요일 공동 성명에서 민주당이 셧다운을 막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반복해서 말했듯,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양당 지출 합의를 위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정부 셧다운을 막고, 공화당의 의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셧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날 JD 밴스 부통령은 "정부를 닫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민주당이 단순한 계속지출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를 거부하면, 바로 그 일이 일어날 것이며, 민주당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