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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안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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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내 정보가 언제부터 공공재가 된 거지?"

롯데카드와 KT에서 연이어 발생한 보안사고는 우리 사회의 정보보완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롯데카드는 해킹으로 297만 명의 개인정보(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등 포함)가 유출되었고 이 중 28만 명은 결제에 직접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주요 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KT의 최근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자는 362명, 피해 금액은 약 2억 4천만 원에 달한다.

수 백만 명의 고객 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피해자들은 자신의정보가 어떻게 악용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분노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2014년 카드 3사, 2020년 이랜드 그룹, 2014년 KT 홈페이지 사건, 2023~2025년 SKT 해킹에 다수의 중소 규모의 보안 사고들까지 지난 10여년 간 유사한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매번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책임자가 머리를 조아렸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관행' 과 '보안을 비용으로 보는 경영진의 인식'의 두 가지를 꼽는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많은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온라인 쇼핑몰 가입에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 이메일은 기본, 관심 분야, 가입경로 등을 요구한다. '혹시 모르니까' 일단 수집하고 보자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통신사, 카드사, 포털사이트 등 몇몇 대형 기업에 수천만 명의 정보가 집중된다. 이는 해커들에게는 원스톱 쇼핑 장터와 같다. 한 번의 공격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탈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화이트 해커는 언론사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은 공격하는 해커 입장에서 '가성비'가 가장 좋은 대상"이라고 했다. 탈취할 정보는 많은데 보안은 취약하니, 지속적으로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롯데카드가 지난달 14일 해킹 사고를 당하고도 이 사실을 17일 동안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 금융당국은 피해가 발생할 경우 롯데카드가 전액 보상하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3일 서울 중구 롯데카드 카드센터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5.09.03 yooksa@newspim.com

반면 2018년 5월부터 시작된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은 '최소 수집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 서비스 제공에 꼭 필요한 정보만 수집하도록 강제하고,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정보가 적으면 유출되더라도 피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정보유출 사건이 터지면 많은 전문가들이 그 원인을 기술적 취약점에서 찾는다. 구식 보안 시스템, 미흡한 암호화, 불충분한 접근 제어 등을 지적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보안의식 부재' 에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2017년에 이미 드러난 취약점을 8년간 방치했다. 경영진이 보안을 '비용'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의 CEO들은 입으로는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의사결정에서는 다른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매출 증대, 비용 절감, 신규 사업 진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일에 비해 보안 투자는 늘 후순위로 밀린다. '사고가 나지 않으면 투자의 효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오른쪽)가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5.09.18 yooksa@newspim.com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시스템 중단 우려로 보안 업데이트를 미루는 것이 일상화되었다는 점이다. 24시간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보안 패치는 계속 연기된다. 그 사이 해커들은 취약점을 파악해서 공격을 준비한다.

이제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전문 지식 없이도 누구나 해커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실지로 2025년 8월, GTG-2002 라는 해커그룹은 명확한 코딩 지식 없이도 LLM 기반 AI에게 모호한 명령만으로 악성 코드를 생성하게 하거나 보안 우회 코드를 작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인 '바이브 해킹'으로 정부·의료·응급·종교기관 등 17곳 해킹, 최대 50만 달러 몸값을 요구했다. 갈수록 태산이다.

보안 의식의 부재는 조직 곳곳에서 드러난다. 많은 기업들은 보안을 여전히 IT부서만의 책임으로 여진다. 현장 직원들은 연 1회 의무적으로 듣는 온라인 보안교육에서 클릭만 하면 끝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 중심의 영상 강의로는 결코 보안 의식을 높일 수 없다.

협력업체 보안 관리도 소홀하다. 아무리 본사의 보안이 철저해도 협력사의 보안이 허술하면 그곳이 침투 경로가 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협력사 선정 시 가격과 납기만 따지고 보안 역량은 뒷전이다.

약한 처벌과 책임 회피 구조 역시 결정적인 문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여러 차례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처벌 수준이 낮아 대기업들은 과징금을 '사업 비용'으로 여기는 경향까지 있다.

보안은 특정 부서만의 책임이 아니다. 영업사원부터 고객센터 직원, 협력업체 직원에 이르기까지 고객 정보에 접근하는 모든 사람이 보안의 최전선에 있다. 단 한 명의 부주의가 수백만 명의 정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효과적인 보안 교육은 실제 업무 상황에 기반해야 한다. 각 부서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 실제 사례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정기적인 모의 훈련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보안을 불편한 규제가 아닌 나와 고객을 지키는 필수 행동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보안 절차를 지키는 것이 칭찬받고 보상받는 문화, 보안 위협을 발견했을 때 적극적으로 보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보안의식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는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전 국민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선진국들은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군이 직접 사이버 보안 인재 양성에 나서는 이스라엘은 고교 최상위급 우수 인재를 군의 첨단 사이버훈련장(Cyber Range)에서 훈련시키고, 이들이 대학과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학위까지 취득하도록 지원한다. 복무하면서 쌓은 실전 경험과 기술은 전역 후 창업과 민간 보안 시장을 주도하는 밑거름이 된다.

일본은 초등학생부터 일반 국민, 전문가까지 단계별 맞춤형 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실제 사이버 공격 사례를 공유하고 시나리오 기반 교재를 개발해, 이를 이용한 실전형 정보보호 교육과 훈련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보안 의식을 내재화하여,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자연스럽게 보안을 생활화하도록 만드는 장기 전략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구재형 KT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기술본부장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소액결제 피해 관련 대응 현황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9.18 ryuchan0925@newspim.com

EU는 GDPR을 통해 보안 인식 교육을 규정 준수 요구사항으로 정했다. 단순 권고가 아닌 법적 의무로 규정함으로써, 모든 조직이 직원 교육에 투자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제재도 병행한다.

롯데카드와 KT사건은 우리에게 보안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마지막 경고가 되어야 한다.

보안은 '사고가 나면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는 것'으로,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IT부서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으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다. 이 자산을 지키지 못하면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 AI 기술이 해킹을 더 쉽고 강력하게 만드는 지금이야 말로 '보안의식 전환'이 절실하다.

자신의 정보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불필요한 개인정보 제공을 거부할 줄 알아야 한다. 기업들이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려 할 때 문제를 제기하고,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보안은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누구도 방관자일 수 없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개인은 경각심을, 기업은 책임감을, 정부는 정책과 제도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킹의 창이 예리해질수록 막아내는 방패 역시 부지런히 업그레이드돼야 하지 않을까?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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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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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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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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