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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APEC 정상회의...'인류 위기 극복·화해·협력' 세계 무대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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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 넘어 글로벌 도시로…시민 만족도 사상 최고
경제·관광·복지 아우른 10대 비전... 포스트 APEC 청사진
경주, 정상회의서 인류가 함께 나아갈 길 모색

[경주=뉴스핌] 남효선 기자 = 2025년 10월, 신라 천년의 역사문화도시 경북 경주에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주시는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단순한 국제 행사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 도시 경주'로 비약한다는 전략이다.

전통과 청년문화가 공존하는 경주 황리단길 전경.[사진=경주시] 2025.09.28 nulcheon@newspim.com

◇ 경주, '천년고도' 넘어 국제회의 도시로

경주의 수식어는 '신라 천년고도'이다. 이제 그 수식어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국제회의 도시 경주'로 거듭난다.

25만 시민의 염원 속에서 이뤄낸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는 그 상징적 결실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7월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시민 모두의 힘을 모아 한 치의 부족함 없는 APEC 정상회의를 치르겠다"며 "APEC 레거시를 기반으로 글로벌 국제도시 위상을 공고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간부회의에서 경주의 비전을 설명하는 주낙영 경주시장.[사진=경주시]2025.09.28 nulcheon@newspim.com

경주는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연간 4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으며, 황리단길은 전국 최고 인기 관광지로 부상했다. 신농업혁신타운, 어촌뉴딜, 황금대교 개통, 도시 재생 사업 등 주요 현안 사업도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균형 발전에 힘을 보탰다.

또 한국메니페스토 공약 이행 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도 3년 연속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대외 평가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으며 행정 신뢰를 높였다.

이러한 변화는 경주가 단순한 '역사 도시'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 시민만족도 조사 결과 그래프.[사진=경주시]2025.09.28 nulcheon@newspim.com

◇ '78.6%' 시민 만족도 역대 최고…확연한 변화

경주의 변화는 여론 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지난 8월 4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78.6%가 '시정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50.7%와 비교해 27.9%p나 오른 수치다.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긍정 응답은 83.4%로 지난해보다 3.4%p, 2019년과 비교하면 26.4%p 상승했다. '시정 활동 인지도' 역시 71.0%를 기록하며 2019년 대비 26%p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분야별로는 △문화·관광·체육(84.3%)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지역개발(80.1%) △일반행정(77.7%) △보건·복지(75.4%) △경제·산업(74.8%) △농림·축산·수산(70.2%) 순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꼽은 기대 사업은 경주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19.7%) △동천~황성 천년 숲길 조성(15.6%) △복합문화도서관 및 시립미술관 건립(12.4%) △SMR 국가산단 조성(12.3%) 등이 대표적이다.

APEC 정상회의에 대한 인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응답자의 92.1%가 '유치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92.4%는 '경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시민들이 국제 행사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 성장의 동력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열린 경주 벚꽃마라톤대회 현장 모습.[사진=경주시]2025.09.28 nulcheon@newspim.com

◇ 시민이 바라는 미래, 시정 비전과 맞닿아

이번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시민들이 향후 도시 비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52.8%)'을 가장 많이 꼽았다는 것이다. 이어 △역사·문화·관광 인프라 확충(23.1%) △보건·복지 강화(7.4%) △교통망 기반의 혁신도시 건설(6.4%)이 뒤를 이었다.

세부 과제를 보면 △청년 창업 및 일자리 지원(30.2%) △기업 투자 유치(24.7%) △전통시장·소상공인 지원(21.9%) △관광 인프라 확충(18.4%)이 주로 제시됐다. '복지 분야'에서는 △노인 복지 개선(30.0%) △여성 친화 도시 정책 확대(29.4%) △청소년 진로 상담 및 방과 후 지원(15.5%)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이들 여론 조사 결과는 시민이 바라는 도시의 미래가 시정 비전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경주가 내세운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의 구호가 단순한 행정 수사가 아니라, 시민의 눈높이와 기대를 반영한 약속임을 방증한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시민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인 '경주 APEC 시민대학' 개강식 현장.[사진=경주시] 2025.09.28 nulcheon@newspim.com

◇ APEC 이후, 경주의 미래 전략

APEC 정상회의 이후 경주는 어디를 향해야 할까?

그 답은 경주시가 발표한 '2026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 10대 비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포스트 APEC 추진'이다. APEC 기념공원과 문화의 전당을 조성하고, 보문관광단지 리노베이션과 신라역사문화대공원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든다. 또 경주국제역사문화포럼과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총회 유치에도 행정력을 모은다.

둘째는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관광도시 부상'이다. 신라왕경 핵심 유적 14곳 복원·정비, 월성해자 복원, 금관총 전시공간 개관,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건립, 경주 읍성 정비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셋째는 '세계 100대 관광 도시 진입'이다. 보문관광단지 리모델링, 반려동물 테마파크, 워케이션 빌리지 조성 등 새로운 관광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

넷째는 '차세대 원전·미래차 산업 혁신 거점'이다. 문무대왕 과학연구소, SMR 국가산단, e-모빌리티 연구단지, 첨단소재가공센터 조성으로 과학도시 기반을 다진다.

이와 함께 경주시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상공인 지원 △가족 돌봄과 행복도시 조성 △젊은이가 살고 싶은 도시환경 조성 △사통팔달 도로 인프라 확충 등 남은 비전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주 회의장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의 전경.[사진=경주시] 2025.09.28 nulcheon@newspim.com

 

신라 천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첨성대 일원에서 꽃밭을 지나 운행 중인 경주시 관광 전기차.[사진=경주시]2025.09.28 nulcheon@newspim.com

◇ 경주 APEC, 세계 담론의 무대가 되다

APEC은 지난 10년간 매년의 의제를 통해 세계의 흐름을 비춰왔다.

▲ 2014년 베이징의 '파트너십을 통한 미래 형성' ▲ 2015년 마닐라의 '포용적 경제' ▲ 2016년 리마의 '질적 성장' ▲ 2017년 다낭의 '새로운 역동성, 팬데믹 시기의 공동 번영과 연대' ▲ 2022년 방콕의 '개방·연결·균형' ▲ 2023년 샌프란시스코의 '지속 가능한 미래' ▲ 2024년 리마의 '역량 강화·포용·성장'까지 이어진 주제는 세계 담론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른바 '더 크게, 더 빨리'에서 '더 함께, 더 오래'로 방향이 이동한 것이다.

그 여정의 종착점이 바로 2025년 경주다.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을 주제로 열린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민간 협력 기반 강화를 위해 열린 'APEC 범시도민지원협의회 출범 기념 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협력 결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경주시] 2025.09.28 nulcheon@newspim.com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며 "앞으로도 소통과 협력으로 시민 만족도를 높이고 중단 없는 경주 발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10월, 경주는 단순한 회의장이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무대가 될 것이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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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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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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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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