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이 시즌 초반 선두 싸움을 펼치다가 부진을 겪었으나, 시즌 막판에 다시 힘을 내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30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13승 9무 8패로 2위 김천 상무(승점 49)에 승점 1이 뒤진 3위에 머물러 있다. 파이널 라운드까지 3경기가 남은 상황에 대전은 6위와 격차가 7점으로 크기 때문에 내리 연패에 빠지지 않는 한 파이널A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전북 현대가 우승 트로피에 가까운 가운데 대전은 남은 기간 준우승 자리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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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9.26 thswlgh50@newspim.com |
지난해 강등권에서 놀라운 저력으로 강등권에서 탈출했던 대전은 올 시즌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였다. 대전은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거론된 팀이다. 실제로 리그 개막 후 대전은 선두 싸움을 이끌었다. 4월까지만 해도 압도적 질주를 펼쳤다. 하지만 5월 들어 기세가 줄더니 전북 현대와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했고, 결국 선두 자리를 내줬다.
대전은 더위가 시작된 시점부터 하락세를 탔다. 주축 전력들의 계속된 이탈이 치명적이었다. 김현우, 박진성, 임덕근, 김인균이 차례로 빠져나갔다. 대전의 특급 유망주 윤도영은 브라이턴으로 떠났다. 이로 인해 생긴 공백으로 황선홍 감독은 전술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전은 여름 이적시장에서만 8명을 보강했다. K리그1 12개 팀 중 최다 영입으로 상당한 지출을 감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봉수 영입을 시작으로 서진수, 에르난데스, 김진야, 주앙 빅토르 등을 품었다. 국가대표 출신 왼쪽 풀백 이명재가 정점이었다. 김민덕과 유강현까지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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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대전하나시티즌 마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9.26 thswlgh50@newspim.com |
선두권을 노리기 충분한 전력 보강이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 큰 선수단 변화에 시행착오를 겪었다. 확실한 주전 선수들과 전술로 승점 획득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매 경기 새 판을 짜기에 바빴다. 매 경기 적으면 1~2명에서, 많게는 6~7명을 바꾸며 반등의 해법을 찾으려 했으나 조직력에 문제가 생겨 짜임새 있는 축구를 하기 어려웠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지난해 재미를 봤던 '기동력'을 앞세운 축구를 내세웠다. 조직적인 요소보단 많이 뛰고 빠르게 공격을 전개해 이전보다 단순한 전력을 구사했다. 28라운드 김천과의 경기에서 활동량이 뛰어난 마사와 이순민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두 선수는 엄청난 활동량과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대전 공수를 이끌었다.
마사는 최전방 바로 아래서, 유강현 주민규, 구텍 등 파트너를 바꿔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 전개는 물론, 마무리까지 하는 모습이다. 주장 완장을 차고, 김봉수와 짝을 이룬 이순민은 불같은 투지를 앞세워 상대 핵심 공격수를 지워버렸다. 이순민의 장점은 황선홍 감독이 펼치는 공수 운영 모두에 완벽히 부합하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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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이순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9.26 thswlgh50@newspim.com |
여기에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인 김문환과 이명재가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면서 공수에 힘을 보탰다. 정재희, 에르난데스 등 발이 빠르고 기술이 좋은 공격진들도 최근 부상을 털고 복귀하면서 공격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시즌 중반 힘이 떨어진 주민규도 멀티골 터뜨리며 득점력이 덩달아 살아났고, 새 외국인 용병 주앙 빅토르도 활발히 움직였다.
결국 대전은 반등에 성공했다. 선두 전북에게 패했으나 내용 면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고, 이어진 30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선 마사와 주민규의 골로 2위 추격에 불씨를 키웠다. 답답했던 공격력도 살아났다. 대전은 3경기에서 47개, 경기당 15.7개의 슈팅을 날렸는데, 시즌 평균인 10개를 크게 상회했다.
이전에 확실했던 색깔을 되찾은 대전은 날카로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어느 정도 고정된 베스트11이 시너지까지 만들며, 전력상 안정감을 찾고 있다. 시행착오 끝에 본래 모습이 나타난 대전은 아시아 무대 진출이라는 꿈과 리그 준우승이라는 목표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