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퇴직 이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습니다. 이력서를 적극적으로 여러 군데 제출했는데 단 한 군데도 면접 제안이 없네요. 이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이 힘들게 느껴집니다", "어렵사리 면접 기회가 왔는데, 최근 탈락 통보를 받으니 점점 지쳐만 갑니다", "제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배달일이 전부네요.", "아무래도 재취업은 힘들 것 같아요."
솔직히 위와 같은 구직자의 한숨 섞인 이야기를 막 들을 때면 냉정하게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다. 그들이 열심히 구직활동을 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구인자가 몰라 준 것 같아 안타깝다.
당신이 지금 막 면접 탈락 통보를 받았다면,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통제하는가? 이력서를 제출했는데 면접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경우, 그리고 면접의 기회를 얻었으나 궁극적으로 최종 제안(offer)을 받지 못한 경우 그 충격이 크다. 때론 심리적인 충격이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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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 경사노위 전문위원 |
일반적으로 중장년의 퇴직 이후 '구직 스트레스'는 재취업이 결정되는 순간 모두 사라진다. 그러나 한걸음에 재취업 관문을 통과할 수는 없다.
최근 중장년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구직자들은 절박하다. 청년뿐만 아니라 한창 노동시장에서 일해야 할 중장년 세대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청년들을 위한 취업박람회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중장년 세대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나 면접 이후 탈락 통보를 받으면 하늘이 무너질 것 같다. 그리고 급격하게 무기력해진다.
따라서 면접 탈락 통보를 받았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실패 요인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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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5 희망 업(UP)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영등포구청이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중장년 고용 확대와 경력 단절 해소,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마련됐다. 2025.09.11 mironj19@newspim.com |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다른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심리적인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즉각적인 실패 요인에 대한 분석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배가시킬 수 있다. 휴대전화나 노트북도 한 번 방전이 되고 나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듯 사람도 완전히 번아웃된 상태에서는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데 심리적인 어려움이 많다.
그보다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 친구들과의 소통, 혼자만의 사색, 음악 듣기, 운동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태평하다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으나 심신을 잠시 쉬어주어야만 한다.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면접관이 질문한다. "이번에도 낙방한다면 다음번에도 지원할 생각이 있나요?" 해당 기관의 채용은 일반적으로 낙방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구직자는 또 지원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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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5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가 참가자들로 붐비고 있다. 2025.08.20 yooksa@newspim.com |
3년 이상을 실패했던 A 구직자는 얼굴이 상기된 상태에서 "솔직히 면접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계속 시험에서 낙방했습니다. 비록 이번 면접에서 아쉽게 떨어질지라도 또 지원할 생각입니다."라고 답변한다.
그리고 면접관의 후속 질문이 이어진다. "지난번 당신의 실패 요인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에 구직자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다. "면접 경험이 없다 보니 준비를 많이 못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심리적인 충격이 커서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그간의 노력한 시간이 너무도 아깝고 무엇보다 기다려준 배우자에게 미안했습니다. 당시 최종 탈락 소식을 접하고 배우자와 여행도 좀 다녀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A 구직자의 최종 합격 여부는 바로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는 앞으로 어떠한 난관이 닥쳐올지라도 지속적으로 구직활동을 열심히 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장년 구직자는 재취업으로 가는 길에 자신만의 구직 스트레스를 해소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실패 요인까지 분석할 힘이 생긴다. 이러한 힘은 결국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실패 경험도 결국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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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5 희망 업(UP)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영등포구청이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중장년 고용 확대와 경력 단절 해소,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마련됐다. 2025.09.11 mironj19@newspim.com |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 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