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기술로 엔비디아·AMD와 동반 성장
AI 스마트폰·PC로 확산되는 메모리 수요
내년 HBM4 출시로 기술 우위 확보 예상
엔비디아·AMD 차세대 GPU에 탑재 계획
이 기사는 9월 18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종목코드: MU)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의 핵심 수혜주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당 160.5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마이크론은 올해 4월에 기록한 52주 최저가 대비 160% 이상 급등하며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가는 차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력과 독점적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 성장을 예측하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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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로고 [사진 = 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
마이크론의 주가는 9월 3일(종가 118.72달러)부터 17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9년 12월 이후 가장 긴 상승 행진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동안 주가는 34.76% 상승했으며, 17일 기준 시가총액은 1790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올해 들어 90.10%, 최근 1년간 83.16%의 놀라운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9월 23일 예정된 2025회계연도 4분기(8월 마감) 실적 발표가 추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11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 HBM 시장의 절대강자로 도약
마이크론이 AI 붐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위치 때문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의 뇌라면, 마이크론의 HBM은 그 기억을 담당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엔비디아(NVDA)와 AMD(AMD)라는 양대 AI 칩 제조사 모두와 파트너십을 구축한 마이크론은 AI 시장의 성장과 함께 동반 상승할 수 있는 최적의 포지션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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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HBM3E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5년간 AI 인프라에 4조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고 예측한 가운데 마이크론의 HBM 솔루션은 AI 칩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및 블랙웰 울트라 GPU에는 마이크론의 HBM3E 솔루션이 탑재되어 있으며,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용량과 에너지 효율을 자랑한다.
GPU의 병렬 처리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메모리는 여러 연산을 동시에 수행할 때 정보를 준비 상태로 저장해 처리 속도를 높인다. 메모리 용량이 클수록 대기 시간이 줄어들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HBM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AMD 역시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MI355X GPU에 마이크론의 HBM3E 솔루션을 채택했다. AMD의 MI350 프로세서 플랫폼은 오라클(ORCL),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의 구축 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오라클은 AI 학습 및 추론을 위해 AMD MI355X GPU 13만 개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 차세대 HBM4로 기술 리더십 공고화
마이크론은 내년 출시 예정인 HBM4 솔루션으로 기술적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HBM4는 HBM3E 대비 컴퓨팅 성능이 60% 향상되고 전력 소비량은 20% 감소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고객들에게 샘플을 제공하고 있는 마이크론은 2026년까지도 인상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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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의 MI350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엔비디아와 AMD 모두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GPU에 HBM4를 탑재할 계획이다. AMD의 MI400 GPU에는 432GB 용량의 HBM4가, 엔비디아의 루빈과 루빈 울트라 프로세서에도 HBM4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마이크론의 수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발열 문제로 HBM4 생산 자격을 아직 획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두 회사만이 HBM4 생산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2강 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2025 회계연도 말 4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며, SK하이닉스(52%)에 이어 마이크론은 23%의 견고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 엣지 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 폭증
마이크론의 AI 기회는 데이터센터를 훨씬 넘어선다. 개인용 컴퓨터(PC)와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들이 특정 AI 워크로드를 로컬에서 처리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해지면서, 데이터센터를 거치지 않고도 빠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크론은 이러한 엣지 AI 시장에서도 메모리 및 스토리지 솔루션의 선두 공급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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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LPDDR5X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특히 AI 지원 스마트폰의 경우 기존 스마트폰 대비 50%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주요 제조업체의 AI 스마트폰 대부분이 최소 12GB의 메모리를 탑재하는 반면 일반 스마트폰은 8GB면 충분하다. 이러한 메모리 용량 증가는 마이크론의 매출 증가로 직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생성형 AI 지원 스마트폰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2029년에는 7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전체도 2025년 1.2% 성장이 예상되어 마이크론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AI PC 시장의 급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내년 AI PC 출하량은 84% 증가한 1억 4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AI PC는 AI 워크로드 실행을 위해 일반 PC 대비 훨씬 더 많은 DRAM을 필요로 한다.
◆ 실적 성장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지난달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9월 23일 발표 예정)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매출 전망치를 기존보다 5억 달러 높인 112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비일반회계원칙(Non-GAAP) 기준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이전 2.50달러에서 2.85달러(중간값 기준)로 올렸다. 이는 매출 기준 전년 대비 45% 증가, EPS 기준으로는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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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SOCAMM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팩트셋 조사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이 111억 2000만 달러의 매출과 주당 2.53달러의 조정 순이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의 77억 5000만 달러 매출과 주당 1달러의 조정 순이익과 비교하면 각각 43%, 153%의 급성장이다.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3분기(5월 29일 마감)에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총 9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컴퓨팅 및 네트워킹 부문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1년 전보다 97% 급증한 51억 달러를 달성했다. 3분기 비GAAP EPS는 1.91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8%의 놀라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마이크론의 가장 큰 투자 매력은 바로 밸류에이션에 있다. 최근 12개월 EPS 6.44달러를 기준으로 한 후행 주가수익배율(PER)은 29.1배로, 후행 PER 48.5배에 거래되는 엔비디아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의 31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미래 수익성을 반영한 선행 PER도 13.1배에 불과해 급속한 순이익 성장을 고려하면 매우 매력적인 수준이다. 코이핀 집계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의 2026 회계연도 EPS가 12.99달러로 60.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탁월한 이익 성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
▶②편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