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7.08포인트(1.36%) 오른 4만6108.00에 마쳐 사상 처음으로 4만6000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43포인트(0.85%) 전진한 6587.47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57.01포인트(0.72%) 상승한 2만2043.07로 집계됐다. 이날 3대 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비자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내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확신했다.
미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4%, 전년 대비 2.9% 올랐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7월보다 0.2%포인트(%p) 올라 경제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3.1% 각각 상승했다.
예상치 안에 들어온 CPI 수치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웠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달 25bp(1bp=0.01%포인트(%p)) 내릴 확률을 94.9%로 반영 중이다. 50bp 인하 기대도 5.1%로 나타나고 있다.
연준이 올해 남은 회의에서 계속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도 강해졌다.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4.25~4.50%에서 3.50~3.75%로 낮출 것이라는 기대는 77.3%로 반영됐다.
업종별로 보면 0.04% 내린 에너지 업종을 제외한 S&P500 10개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원자재는 2.14% 상승했으며 부동산도 1.68% 전진했다. 금융업 역시 1.67%의 강세를 나타냈다.
특징주를 보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씨티그룹의 '매수' 의견으로 7.55% 상승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회사로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신임 최고경영자(CEO) 지명 소식에 79.52%. 급등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32억 달러 규모의 2032년 만기 무이표 전환우선사채 발행 계획을 밝히면서 8.06% 올랐다. 회사 측은 이번 자금 조달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하고 해외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오른 오라클의 주가는 이날 6.29% 반락했다. 에너지 음료 기업 셀시어스 홀딩스는 골드만삭스의 '매수' 의견에 3.02% 올랐다.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3.994%까지 내려 4월 '관세 쇼크'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4.011%에 마감했다. 2년물은 3.53%로 소폭 하락했고, 30년물은 4.65%로 2bp 넘게 떨어졌다. 이날 진행된 30년물 입찰에서도 견조한 수요가 확인됐다.
예상보다 높은 CPI에도 국채 매수세가 이어진 것은 고용지표 약세가 물가보다 더 큰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미 달러화는 이날 유로와 엔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전장 대비 0.3% 내려 97.51을 기록했다. 달러/엔은 이날 0.3% 하락해 147.09엔, 유로/달러는 0.4% 올라 1.1738달러를 기록했다. 또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하며 경기·물가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국제 금값은 연준의 금리 인하 확신에 최고치 부근서 거래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0.2% 내린 온스당 3,673.95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악화된 수급 전망이 지정학적 공급 차질 우려를 상쇄하면서 3일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1.12달러(1.7%) 하락한 66.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1.30달러(2.0%) 떨어진 배럴당 62.37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동맹국(OPEC+)의 증산 계획으로 올해 세계 원유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서방의 러시아 추가 제재 여부에 주목하는 가운데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10월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을 대폭 늘릴 예정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국영 아람코는 9월 1일평균 143만 배럴에서 10월에는 약 165만 배럴을 선적할 계획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3.04포인트(0.55%) 오른 555.33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70.70포인트(0.30%) 뛴 2만3703.65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72.19포인트(0.78%) 전진한 9297.58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62.20포인트(0.80%) 상승한 7823.52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72.68포인트(0.89%) 오른 4만2432.42로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03.80포인트(0.68%) 뛴 1만5321.30에 장을 마쳤다.
ECB는 이날 예치금리를 연 2.0%로 동결했다. 레피금리(Refi·RMO)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2.15%, 2.4%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과 정확히 일치한 결과로, 금리 동결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이다.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미국 CPI도 증시 상승에 보탬이 됐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방산주가 2.5% 폭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드론의 폴란드 영공 침범 사태의 여파가 계속되는 분위기였다. 영국 최대의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즈는 6.3%, 유럽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독일의 라인메탈은 2.3%, 엔진 제조업체인 영국의 롤스로이스는 2.1% 상승했다.
개별주 움직임으로는 지프와 닷지,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가 9.1% 급등하며 자동차 섹터 지수를 1.27% 끌어올렸다. 안토니오 필로사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지프 체로키와 8기통 램 트럭 등의 모델을 재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찌의 모회사인 프랑스의 케링은 오는 2028년이 되기 전까지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를 완전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주가가 2.4% 올랐다.
인도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13% 오른 8만 1532.17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13% 상승한 2만 5005.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니프티50 지수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올랐다. 최근 4개월 만에 가장 긴 일일 랠리다.
연준의 금리 인하 확신과 인도 연방정부의 상품 및 서비스세(GST) 인하,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됐다.
니프티 지수와 센섹스 지수는 최근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 대비 여전히 5%가량 낮은 상황이다.
이날 니프티 석유 및 가스 지수가 1.1% 올랐고, 에너지 지수도 0.9% 상승했다. 반면 정보기술(IT) 지수는 0.5% 하락했다. 직전 이틀 동안 이어졌던 상승세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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