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남지부 "기초학력 예산은 전국 최대 삭감, 화장실은 전국 최고"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남교육청의 '선진형 학교 다담은 화장실 사업'을 두고 교육재정 운영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며 비판했다.
전교조는 11일 성명을 통해 "전남교육청이 2년간 22개 학교에 164억 원을 들여 학교당 많게는 1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한 것은 '황금 화장실'이라는 비아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기초학력 지원 예산은 전국에서 가장 크게 삭감하면서 화장실 리모델링에는 전국 최고 수준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교육 정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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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교욱청 전경. [사진=조은정 기자] 2025.09.11 ej7648@newspim.com |
이어 "현재 학교 현장에서 절실한 것은 일부 학교의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모든 학생과 교사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라며 "불요불급한 시설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집중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교직원 학습공동체 지원비는 전액 삭감되고 출장비조차 지급되지 않는 학교가 있는데 화장실 리모델링에는 수십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며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과 교사들의 전문성 함양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의회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전교조는 "교육청 예산을 감시할 책무가 있는 전남도의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행정의 왜곡과 낭비가 반복된다"며 "도의회는 교육청을 감싸는 방패가 아니라 도민의 세금을 지키는 방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전남교육청에 ▲사업 선정 기준과 예산 산출 근거 공개▲특정 업체와의 특혜·유착 여부 조사▲전 학교 화장실 실태 전수조사 및 균형적 예산 배분▲기초학력 보장 등 현장 문제 우선 지원▲전남도의회의 철저한 견제·감시를 요구했다.
아울러 "비가 오면 교실 누수에 시달리고, 지도서 구입과 출장비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 학교가 여전히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창의적이고 쾌적한 화장실'이라는 홍보용 수사는 공허하다"고 덧붙였다.
전교조는 "전남교육청이 '황금 화장실'로 기억될 것인지, 도민의 신뢰를 받는 교육청으로 남을 것인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j764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