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選 패배 뒤 퇴진 압박 고조
여론 반등에도 불안한 정국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정치 운명이 내달 8일 전후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집권 자민당이 조기 총재 선거를 열지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 당내 찬반 의사 확인 절차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자민당은 당헌 6조 4항, 이른바 '리콜 규정'에 따라 소속 의원 295명과 지방 지부 대표 47명 등 총 342명의 과반인 172명 이상이 조기 선거에 찬성하면 총재 선거를 앞당겨 실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 규정이 실제로 적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자민당 선관위는 이번에 서면 제출과 명단 공개라는 방식을 새로 마련했다. 이는 곧 정치적 부담을 수반한다. 조기 선거 찬성을 표명한 의원들의 이름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반(反) 이시바 세력에 속해 있더라도 공개를 꺼리는 의원들이 많아 실제 집계 과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자민당 의원의 80%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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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여론 반등, 이시바에게 기회가 될까
조기 총재 선거 논의는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참패가 도화선이 됐다.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당내에서 '총리 퇴진론'이 급격히 부상하면서 반 이시바 세력이 리콜 절차 착수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특히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 옛 아베파와 모테기파 중진 의원들이 움직이면서 계파 연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집권 기반이 취약한 이시바 정권을 조기 교체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총리 교체론이 순탄하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론이 최근 들어 이시바 총리에게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새 17%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다.
특히 참의원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총리가 물러날 필요 없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농업 정책 전환 등 정책 성과가 지지율 회복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선거 참패=총리 책임'이라는 단순 논리를 약화시키며, 조기 선거 찬성표를 모으려는 반 이시바 세력의 계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정국 불확실성 증폭
9월 8일 전후로 발표될 찬반 집계 결과는 이시바 총리의 거취를 직접적으로 가른다. 조기 선거 실시가 확정되면 곧바로 당권 경쟁이 점화되고 정국은 격랑에 휩싸인다.
반대로 부결되더라도 이시바 총리가 안정적으로 정권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여전히 강력한 계파 정치가 존재하고, 참의원 선거 패배 후유증도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치 불확실성은 일본의 예산 편성과 일본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조기 선거 여부가 예산안 처리와 금리 인상 시기를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조기 총재 선거 논란은 단순한 당내 권력 투쟁을 넘어, 향후 일본의 정책 운영과 정국 안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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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사 [사진=뉴스핌DB]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