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시바 113분 정상회담
17년만에 공동 언론발표문 채택
訪美 직전 한미일 공조 강화 확인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연상
다만 합의 준수 현실적 장치 필요"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방일(訪日)을 통해 정상회담을 했다.
한일 정상은 113분 간의 정상회담 후 17년 만에 합의된 문서 형태로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무엇보다 이번 발표문에는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회담에서 언급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 |
[도쿄 로이터=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공동언론발표를 앞두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8.23 photo@newspim.com |
한일 간의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마련한 198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알려진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방일에 이어 25일(미국시간) 예정된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현지에서 24일 방미(訪美)길에 오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한 한미일 협력 강화를 공동 언론발표문에 담았다.
외교안보 분야 외에도 분야별 합의 사항으로는 수소·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협력 확대, 저출생·수도권 집중·재난 안전 등 공동 대응을 당국 간 협의체 출범, 워킹홀리데이 상한 확대 등 인적교류 강화 방안을 발표문에 넣었다.
일본 현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지켜본 김영근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는 이번 회담 성과에 대해 "과거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협력과 미래 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연상케 한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실용 외교와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는 도약의 출발점에 선 것"이라면서 "수소경제와 재난·안전 분야의 새로운 협력 아젠다는 신선하며 현실적인 협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시도"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지난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한일 '수소협력 대화' 채널의 승계는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 교수는 향후 과제와 관련해 "셔틀외교와 실용외교, 경제안보, 인적교류 강화, 글로벌 공조라는 핵심 키워드를 현실로 만드는 일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역주행 예방 외교가 절실하다"면서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역주행 금지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이미 확보된 합의를 흔들리지 않게 지켜내는 현실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성패는 합의 사항을 실질적 성과로 구체화하는 실행력과 국민적 공감대를 얼마나 형성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협력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확장될 때 비로소 한일관계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