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후반기에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투타 가리지 않고 팀의 기둥을 맡고 있는 베테랑들의 헌신이 있었다.
LG는 후반기 시작 이후 20승 5패로 8할 승률을 기록하며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휴식기 이후에 치른 9번의 시리즈에서 스윕만 3번을 이뤘다. 그 결과 7일 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18일 기준 68승 2무 43패를 거둔 LG는 한화와 격차를 2경기로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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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 [사진=LG] |
흔들림 없는 마운드와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주고 있는 타선이 함께 터진 결과다. 후반기 들어 LG는 팀 평균자책점이 3.19, 팀 타율도 0.298로 모두 리그 1위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두가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흐름에는 좋은 팀 분위기가 한몫했다. 특히 투타에서 중심을 잡는 '베테랑'들의 리더십이 빛을 발하는 중이다. 염경엽 LG 감독도 "선수단이 고참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미팅을 자주 하면서 반등 계기를 마련해 지금의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며 베테랑 선수들의 헌신을 팀 상승세 비결로 꼽았다.
선발진에서는 임찬규(32)가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후반기 5경기서 4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써내는 호투 열전을 펼쳤다. 최근 10승 고지를 밟으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까지 세웠다. LG 국내 투수로는 역대 7번째이자 6년 만에 등장한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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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사진=LG] |
그 뒤를 이어 불펜 김진성(40)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전반기에 리그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50경기에 출장해 3승 2패 1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올리며 든든히 경기 후반부를 지켰다. 후반기에도 위기 때마다 구세주로 등장했다. 지난 17일에는 시즌 26홀드를 기록, KIA 타이거즈 조상우(25홀드)를 제치고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야수진에는 KBO리그의 역사를 쓰고 있는 김현수(37)가 여전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SSG전에서 홈런 포함 2안타를 적립해 KBO 통산 2505번째 안타를 만들었다. LG 전설 박용택(은퇴)의 2504안타를 넘어 이 부문 단독 3위에 당당히 자리했다. 1위 손아섭(2590개), 2위 최형우(2557개)와 함께 3000안타 고지에 도전한다.
주장 박해민(35)의 본보기도 공이 크다. 후반기에만 0.338의 높은 타율과 외야에서 보여주는 헌신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2일 kt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음에도 엄청난 회복력으로 5일 만에 선발로 돌아오는 남다른 투지와 책임감도 팀을 하나로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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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 박해민. [사진=LG 트윈스] 2025.08.19 thswlgh50@newspim.com |
지난 7일 두산전에선 0-1로 뒤진 4회말 무사 1, 2루에서 신인 박관우가 희생 번트를 시도하다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다행히 후속 타선에서 기회를 살리며 역전에 성공했으나 박관우는 실책으로 의기소침해 있었다. 이때 박해민은 더그아웃에서 박관우를 안아주며 위로하는 모습에서 남다른 리더십도 볼 수 있었다.
LG 주장 박해민은 "모든 선수가 실수를 범한다. 베테랑들도 숱한 실패를 겪으며 성장했다"며 "동료가 실수했을 때, 다른 동료가 만회하면 실수한 선수에게 큰 위로가 된다. 동료가 만회하면, 앞서 한 실수는 '문제가 아닌 것'이 된다"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해 고참들이 부진했을 때 더그아웃 분위기가 함께 처지곤 했다. 올해에는 고참들에게 '개인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도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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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홍창기가 8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염경엽 감독과 파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2025.04.08 photo@newspim.com |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은 "주장 박해민이 시즌 초반 개인 타격 성적이 안 좋았는데도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고,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을 챙겼다. 올 시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오지환도 경기장 안팎에서 팀에 도움을 주고자 애쓴다"며 "박동원, 김현수, 김진성 등 고참들이 잘 이끌면서 팀에 '할 수 있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LG는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률 77.1%에 달하는 70승 고지를 눈앞에 뒀다. 이번 주 맞닥뜨릴 3위 롯데, 공동 5위 KIA를 상대로 단 2승만 추가하면 된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 LG는 베테랑들의 안정감 덕분에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