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문들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월러 이사가 현 시점의 경제 지표보다 전망에 기반해 정책 결정을 내리는 유연성과 연준 시스템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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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사진=블룸버그] |
실제로 월러 이사는 지난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5차례 연속 동결하기로 한 결정에서 미셸 보우먼 이사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로, 최근 노동시장의 약화 조짐을 근거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이후 발표된 고용보고서에서도 지난 3개월간 고용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견해에 힘이 실렸다.
2022년 월러 이사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을 크게 높이지 않고도 실업률을 4.2% 이하로 유지하며 물가를 3%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과 공개 논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주장은 맞아떨어졌다.
월러 이사는 의장직과 관련해 대통령 측 인사들과 면담했으나,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진 않았다는 전언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만료된다. 현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차기 의장 후보군에 속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차기 연준 의장 면접 절차에 착수했으며, 후보군을 "아마도 3명 정도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후보 물색에 관여하고 있으며, 해싯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의장직을 논의해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워시 전 이사는 2017년에도 의장직 면접을 봤으나 파월 현 의장이 발탁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새 연준 이사로 지명했다. 이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8일 조기 사임하면서 생긴 공석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미란 위원장은 상원 인준을 거쳐 내년 1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재직하게 된다.
미란 위원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월러 이사는 최근 2년간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하는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예측에서 매우 인상적인 실적을 쌓았다"라며, 차기 연준 의장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