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M&A 시장에서도 '핫템'
바이킹 3상 결과도 호조 기대
리프트 작아도 강한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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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헬스케어 섹터도 인수합병(M&A) 기대를 모으는 분야다.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현금성 자산을 적극 활용하고 나서는 움직임이다.
지난 5월27일(현지시각) 미국 제약 공룡 업체 일라이 릴리(LLY)는 비중독성 신경통 치료제를 개발중인 사이트원 테라퓨틱스를 10억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했고, 머크가 7월9일 베로나 파마를 무려 100억달러에 인수해 호흡기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제퍼리스는 보고서를 내고 화이자와 바이오젠, 길리어드 사이언스 등 대형 제약사들이 M&A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중소형 바이오, 헬스케어 종목은 수 백 개에 달한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이들 중 장기적으로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연간 매출액 달성이 가능하면서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한 종목들이 유력한 피인수 후보라고 판단한다.
바이킹 테라퓨틱스와 사이토키네틱스, 스콜라 록 홀딩 등이 요건을 충족시키는 종목들이다. 이 가운데 특히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을 모으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약물을 개발중이라는 점에서 피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GLP-1을 이용한 비만 및 대사, 내분비 질환 치료제를 개발중인데 임상 2상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데 이어 3상에 진입한 상태다. 업체의 시가총액이 40억달러를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에 대형 제약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타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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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킹 테라퓨틱스 신약 개발 현장 [사진=블룸버그] |
업체는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를 통해 비만과 대사 질환 치료를 위한 약품을 개발 중이며, 2024년 2월 실시한 임상 2상에서 2.5mg 투여군과 15mg 투여군에서 각각 9.1%와 14.7%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13주간 투여로 체중 감소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고, 부작용은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라고 업체는 밝혔다. 6월부터 전세계 약 4500명의 비만 환자 및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3상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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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 [사진=블룸버그] |
시장 전문가들은 임상 2상에서 확인된 체중 감소 효과가 동종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및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등 블록버스터 약물과 직접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한다.
업체는 주사제 뿐 아니라 알약 형태의 경구용 의약품을 동시에 개발 중이다. 경구제의 경우 2024년 3월 공개된 임상 1상 결과 최대 3.3%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고, 2025년 초부터 진행중인 2상 결과가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식킹알파와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전세계 비만 및 대사 질환 치료제 시장은 연간 7143억달러에 달하고, GLP-1 계열 약품들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향후 10년간 두 배 급증할 전망이다.
한 가지 경계 요인은 바이킹 테라퓨틱스가 아직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체는 임상 단계 바이오테크 업체로 모든 파이프라인이 아직 임상 및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25년 2분기를 기준으로 업체의 매출액은 전무하고, 연구개발(R&D) 비용이 6015만달러에 달했다. 운영 비용을 포함한 총 비용은 7457만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 영업손실이 7457만달러를 기록했고, 순손실 규모는 6556만달러에 달했다. 다만 상반기 말 기준 8억800만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 문제 없이 임상 3상까지 마무리하는 한편 R&D를 지속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월가가 판단하는 매출 잠재력은 상당하다. 임상 3상까지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되는 데다 비만, 대사 질환 치료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
M&A가 성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술 라이선싱이나 제약사 협력을 통한 성장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월가는 강조한다. 향후 1~2년 이내에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바이킹 테라퓨틱스의 기업 가치와 상업적 성공이 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울프 리서치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또 다른 피인수 후보로 리프트(LYFT)를 빼 놓을 수 없다. 차량 공유 플랫폼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리프트는 일반 차량과 프리미엄, 카풀 등 다양한 라인업을 운영중이다.
경쟁사인 우버(UBER)만큼 적극적이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마이크로 모빌리티도 제공한다.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운행최적화 시스템과 가격 알고리즘 등 IT 기술 경쟁력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 우버에 이어 확고한 2위 자리를 확보, 탑티어 브랜드에 랭크된 업체는 미래 성장 전략으로 전기차 비중을 높이는 한편 자율주행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구글과 애플, 테슬라 등 빅테크나 대형 모빌리티 및 자동차 메이저들과 협업 또는 M&A가 이뤄질 경우 상당한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거나 대규모 배달 및 모빌리티 업체, 제너럴 모터스(GM)를 포함한 자동차 업체들이 플랫폼 확장이나 기술 내재화 목적으로 인수를 저울질 할 만큼 충분한 전략적 매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실제로 리프트는 구글 웨이모(Waymo)와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차량이 리프트의 플랫폼에 연동돼 이용자들이 앱을 통해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웨이모는 서비스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실험적으로 도입,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한 뒤 2025년부터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피닉스, 오스틴 등에서 자체 로보택시 '웨이모 원'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면서 리프트 플랫폼과 협력을 상당 부분 축소한 상태다.
리프트는 웨이모 이외에도 다른 자율 주행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메이 모빌리티와 협력해 2025년 애틀란타 지역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이고, 앞서 모셔널로 사명을 변경한 앱티브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시험 운영을 실시한 바 있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리프트는 8월6일(현지시각) 14.04달러에 거래를 종료해 최근 1년 사이 27.94% 상승했지만 2021년 3월 기록한 최고치 66.56달러에서 80% 가까이 폭락했다.
이 밖에 JP 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산업재 섹터의 M&A 훈풍을 예고했다. 이미 6월 중순 기준 해당 섹터의 M&A 규모가 177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보고서는 이튼 코퍼레이션과 로퍼 테크놀로지스, 다나허 등을 유력 타깃으로 제시했다. 이들 기업 모두 순부채/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 차감 전 이익) 비율이 3배 미만으로, M&A 매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 이상 M&A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은행(IB) 업계 뿐 아니라 소위 개미 투자자들에게도 작지 않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