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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다 망한다"…인천공항 vs 신라·신세계免 '임대료 갈등'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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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오는 14일 2차 조정기일 잡아...인천공항공사, 불참 통보
신라·신세계면세점 "임대료 40% 인하 없으면 철수 불사" 강경 입장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임대료 조정을 둘러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신라·신세계면세점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두 면세점은 "이대로 가면 버티다 망할 수밖에 없다"며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까지 불사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임대료 체계를 고수하며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한 치의 양보 없는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귀성객과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pangbin@newspim.com

5일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인천공항공사와 신라·신세계면세점 간 임대료 감정 조정을 위한 2차 조정기일을 오는 14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2차 조정기일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임대료 조정 협상이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두 면세점은 지난 4~5월 각각 인천공항 1·2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차료를 40% 인하해 달라는 취지로 차임감액청구권을 행사했다. 1차 조정기일 이전에 인천공항공사 측은 법원에 조정안 수용이 불가하다는 의견서를 냈다. 

양사는 국내 면세 업황 부진에 더해,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으며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상반기(1~6월) 영업손실 16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 1분기 50억원 적자에 이어 2분기에는 마이너스(-) 113억원을 기록, 손실 폭이 더 커졌다.

신세계면세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하나증권은 신세계면세점의 상반기 영업손실이 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상반기 16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불과 6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출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1601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상반기(1조3860억원) 대비 16.3% 감소한 수준이다. 팬데믹 이후 중국 단체관광객과 따이공(보따리상)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면세점들이 가장 문제로 삼는 부분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최근 증가 추세인 여객 수(출국자 수)를 기준으로 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인천공항을 이용한 출국자 수는 253만명으로, 전년 대비 7.1% 늘었다. 반면 이 기간 면세점 매출은 1조854억원으로 9.5% 감소했다.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 산정기준으로 하면 매출은 줄었는데 임대료는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실제 한국산업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인천공항 출국자 수는 3554만명으로 2019년(3557만명) 수준까지 회복했으나, 면세점 매출은 2019년 대비 72.2%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2022년 631억원에서 지난해 5051억원으로 507.8% 급증했다. 

현재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지불하는 객당 임대료는 각각 8987원, 9020원 수준이다. 올해 인천공항 월평균 출국자 수가 약 301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양사는 매달 300억원, 연간으로는 400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귀성객과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pangbin@newspim.com

이에 두 면세점은 임대료를 최소 40% 인하하지 않으면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도 불가피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철수에 따른 적잖은 위약금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입찰 계약상 중도 포기 시 막대한 위약금이 부과된다. 지난 2018년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을 포기하며 1879억원의 위약금을 납부한 바 있다. 업계는 신라·신세계면세점의 중도 위약금 규모는 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남은 계약 기간이 8년이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오히려 위약금을 내고 철수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길일 수 있다"며 "해외 주요 공항들은 면세업계와 상생을 위해 임대료 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매출 대신 여객 수에 기반한 임대료 산정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과 다르게, 해외 주요 공항들은 코로나19 이후 임대료 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해왔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6개월간 기본 임대료를 35% 인하했으며, 이후 매출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체계를 바꿔나가는 식으로 임차인의 부담을 덜었다. 일본 나리타공항 역시 매출 하락에 따라 최대 전액 감면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조정했다.

면세업계는 인천공항공사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유연한 임대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매달 60억~80억원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면세업황이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천공항공사는 배임 논리를 앞세워 시장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면세점들이 결국 매장을 철수하게 되면 인천공항 역시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다"며 "임대료를 조정해 인천공항과 면세점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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