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경쟁력 갖췄지만 분양가 시세 대비 소폭 높아
대출 규제 이후 첫 서울 분양…시장 반응 '바로미터' 주목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청약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에서 '제기동역 아이파크'가 분양에 나서면서 청약 결과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분양은 6·27 대책 이후 서울의 첫 분양 단지인 만큼 결과에 따라 서울 청약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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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지 경쟁력 갖췄지만 가격 경쟁력은 글쎄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강도 대출 규제를 담은 '6·27 가계부채관리 강화방안' 이후 첫 서울지역 분양 물량인 동대문구 '제기동역 아이파크'의 청약 결과가 6·27 이후 주택 청약시장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5일 '제기동역 아이파크' 특별공급을 실시한다. 동대문구 제기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인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32층, 2개 동, 전용면적 44~76㎡ 총 351가구로 지어진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44㎡ 22가구 ▲51㎡ 19가구 ▲59㎡ 41가구 총 8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울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인데다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강릉선, 중앙선 모두 6개 노선이 지나는 청량리역이 한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광역 교통망을 누릴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근 단지들의 노후도가 높은 만큼 새 아파트 수요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분양가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 '제기동역 아이파크' 분양가는 전용 59㎡ 최고가 기준 11억 460만원으로 책정됐다.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래미안엘리니티' 전용 59㎡는 이달 12억8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갱신했다. 이 단지는 2022년 준공됐다. 2015년 준공된 '용두롯데캐슬리치' 전용 59㎡는 올해 2월 9억5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이후 거래가 없다. 제기동역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위치한 '래미안허브리츠' 전용 59㎡는 지난 4월 1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 대출 규제 이후 첫 서울 분양…시장 반응 '바로미터' 주목
다만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강북권 단지와 비교할 땐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는 9곳이다. 이 가운데 강북권에선 ▲성동구 '오피에르 포레'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중구 '청계 노르웨이숲' ▲중랑구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4개 단지가 나왔다.
전용 59㎡ 최고가 기준 분양가별로 보면 오피에르 포레가 19억996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힐스테이트 메디알레(11억5060만원), 청계 노르웨이숲(11억1395만원), 리버센 SK뷰 롯데캐슬(8억8840만원) 순이다. 제기동역 아이파크의 경우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보다 3억원 이상 비싸지만 청계 노르웨이숲과 비교하면 1000만원 가량 낮다.
업계 관계자는 "제기동 일대는 기존 구축 아파트가 대부분이었고 최근에서야 신축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라며 "역세권 입지에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서울 동북권에 위치해 강남권 선호 입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있고 특히 청량리 일대는 주거지역으로서의 인기가 높지 않은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도 압도적이진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기동역 아이파크 청약 성적이 하반기 서울 분양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규제로 인해 분양가와 대출 한도 사이의 '미스매치'가 확대될 경우 공급 자체는 이어지더라도 강북권 단지에 대한 실수요자 청약 열기는 다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6·27 대책으로 인해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예비청약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이 아파트 주담대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된다. 수도권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고정한 것이다. 분양가가 11억원에 달하는 제기동역 아이파크 전용 59㎡에 청약할 경우 최대 6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고 나머지 5억원은 현금 등 자기자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문제는 잔금대출이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인 6억원에 포함되며 중도금 대출 역시 잔금 전환 시 한도 초과 여부에 따라 실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실거주 요건도 강화돼 대출을 받는 경우 6개월 이내 해당 주택에 전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투자 수요는 물론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실수요자에게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기동역 아이파크 분양은 6·27 대책 이후 첫 서울 공급인 만큼 시장 반응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며 "분양가 부담은 있지만 서울 신축아파트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선호도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