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신삼호 재건축, 시공사 선정 불발… 내홍 심화
재건축 계획 차질 전망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서초구 '알짜' 재건축 단지로 이름을 알린 방배신삼호 재건축 조합의 시공사 선정이 불발됐다. 내홍으로 인한 조합원 사이 혼란이 심화되면서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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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 신삼호 기존 재건축 설계안 조감도 [사진=서울시 정비사업 정비몽땅] |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신삼호 재건축 조합은 지난 26일 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방배신삼호 재건축은 방배동 725번지 일대 연면적 4만979㎡에 지하 5층∼지상 41층, 총 6개 동 920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단지는 아니지만 반포동과 방배동 생활권을 모두 누릴 수 있어 입지적 장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시공권 경쟁 참여를 저울질했으나 종국에 포기하면서 조합은 두 번의 입찰에 단독으로 도전장을 내민 HDC현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HDC현산은 ▲3.3㎡당 공사비 876만원 ▲사업비 금리 'CD(양도성예금증서)+0.1%' 적용 ▲이주비 LTV(담보인정비율) 100% ▲사업촉진비 2000억원 등의 조건을 제시했으나 조합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조합은 지난달 14일 총회에서 조합장과 이사 3명을 해임안을 가결한 뒤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해임총회를 추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전 조합장의 사업 진행 방식이 불투명한 점, 삼성물산 미참여로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전 조합장 해임 이후 조합장 직무대행까지 한 차례 교체되며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시공사 선정 불발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방배신삼호는 2019년 조합 설립 이후 2022년까지 사업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뻔한 위기를 겪은 적도 있어서다.
한 도시정비 전문가는 "이번 총회에서 시공사가 확정될 경우 연내 통합심의 등 인허가 절차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는데 상황이 뒤집혔다"며 "재건축 정책 방향 전환에 따라 규제가 강화되면 사업계획도 조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사업이 더욱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