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2조7648억원...매출 29조3496억원으로 전년비 6.5%↑
영업이익률 9.4%...전년비 2.5% 증가한 81만4888대 판매
"관세로 영업익 7860억원 손실...하반기 더 어려운 상황"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기아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매서운 관세 폭풍에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1%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호조로 총 판매량과 매출액은 성장했지만 '25% 관세'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으며 이를 감내했다. 기아는 올해 하반기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며 인센티브 축소 부품 관세 환급 등 적극적으로 외부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 |
2025년 2분기 기아 실적 [사진=기아] |
기아는 25일 연결기준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2조76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9조3496억원으로 6.5% 증가했다. 경상이익은 3조2억원으로 25.7% 줄었고, 당기순이익(비지배 지분 포함)은 2조2682억원으로 23.3% 감소했다. 총 판매는 81만4888대(도매 기준)로 2.5% 증가했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 관세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와 신차 출시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관세 발효로 손익 영향이 있었으나, 주요 시장 볼륨 성장,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 ASP 상승 및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견조한 수익성 펀더멘털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
2025년 2분기 기아 실적 [사진=기아] |
◆ 매출, 전년비 6.5%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 기록...영업이익률 9.4%
기아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3.2% 증가한 14만2535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2.3% 증가한 67만2353대 등 총 81만4888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지난해 K3 단산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소형 픽업 타스만, EV4 등의 신차 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판매가 3.2% 증가했다.
해외는 EV3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소폭 감소한 서유럽을 제외하면, 지난해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K4 등으로 4.1%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미국, 연초 출시한 시로스 신차효과로 9.5%의 성장률을 기록한 인도 등 주요 권역에서의 성장에 힙입어 2.3% 증가한 판매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하이브리드, 전기차 판매 확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지속에 따른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이어져 전년 대비 6.5% 증가한 29조3496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 규모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도 불구하고 관세 영향과 인센티브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4.1%p(포인트) 상승한 80.0%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율은 전년 대비 0.3%p 개선된 10.6%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주요 시장 판매 확대, 상품 부가가치 향상, 우호적인 환율효과 등의 긍정 요인이 있었으나 지난 4월부터 본격 발효된 미국 관세, 주요 시장 경쟁 확대로 인한 인센티브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2조76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4%를 기록했다.
기아의 2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서유럽에서 전기차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4.0% 증가한 18만5000대(소매 기준, 백 단위 반올림)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2.0%p 상승한 23.4%를 달성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 11만1000대(전년비 23.9%↑),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만6000대(16.8%↓), 전기차 5만9000대(8.3%↑)가 판매됐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각각 국내 46.5%(전년비 39.9%), 서유럽 42.9%(전년 동기 38.6%), 미국 16.9%(전년 동기 17.9%)를 기록했다.
![]() |
2025년 2분기 기아 실적 [사진=기아] |
◆ "관세로 영업이익 7860억원 손실...하반기 더 어려운 상황 될 것으로 판단"
기아는 실적 발표 후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관세 영향을 5월부터 받기 시작했다"며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관세라는 외부 변수가 없었다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관세는 기아만의 단독 이슈가 아닌 전 세계 OEM들이 당면한 사업 환경으로 외부 요인을 핑계로 물러나거나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생산 물량은 전적으로 미국 내에 먼저 공급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며 "한국에서 생산한 물량은 캐나다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을 돌려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밝힌 2분기 미국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손실 규모는 7860억원 수준이다.
기아는 "상반기에는 관세 영향이 있었지만 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은 없었던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인센티브 축소, 부품 관세 환급 등 다양한 차원으로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모든 업체들의 공통 내용이지만 부품에 대한 관세 환급을 따져보면 현재 약 25~30%에 가까운 관세를 만회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하반기 EV5, PV5 신차 출시를 통한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을 통해 판매 모멘텀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유연 생산 운영을 통해 시장 수요 및 규제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볼륨 RV 차종의 하이브리드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지속 제고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3분기 출시 예정인 EV4를 비롯해 유럽 시장에서 EV3, EV5, PV5 등 전기차 중심의 판매 확대에 주력해 판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이달 현지전략형 전기차 카렌스 클라비스 EV출시를 통해 전동화 브랜드 입지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딜러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30만대 판매 체제를 공고히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EV2, EV3, EV4, EV5 등 대중화 EV 풀라인업 완성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 신규 하이브리드 라인업 추가 ▲PBV, 픽업 등 신규 세그먼트 진출과 같은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