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매출 16% 급감…정치 행보 논란에 브랜드 리스크까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2분기 연속 차량 판매 감소를 기록하며 시장의 실망을 자아냈다. 실적 부진에 더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가 브랜드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겹치며, 테슬라 주가는 24일(현지시간) 개장 전 거래에서 6%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는 2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특히 핵심 부문인 자동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167억 달러로 집계됐다.
머스크 CEO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몇 차례 힘든 분기 맞을 것"이라고 밝히며 미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가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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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테슬라는 중국과 유럽에서 현지 저가 전기차 브랜드와의 경쟁에 밀리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유럽 내 테슬라 신차 등록 건수는 전월 대비 감소했다.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18% 하락했고, 이는 이날 장전 거래에서의 6% 하락분은 제외된 수치다.
한편 머스크 CEO의 정치적 활동이 테슬라 브랜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정부효율성부(DOGE)'의 핵심 인물로 활동했고, 최근에는 독일의 극우 반이민 정당인 AfD를 공개 지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도 틀어진 상황이다. 머스크는 최근 자신만의 정치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히며 행정부의 지출 법안을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일부 주주들은 "머스크가 정치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브랜드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테슬라 경영진은 이날 발표에서 그동안 예고돼 온 저가형 신차 모델의 소규모 생산을 6월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테슬라의 고령화된 제품 라인을 대체할 핵심 전략 차량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공식적인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올 초 "2025년부터 다시 성장할 것"이라던 기존 입장과 대조된다.
모닝스타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세스 골드스타인은 "처음에는 2025년 인도량 증가를 전망했지만, 이번에 가이던스를 아예 제시하지 않은 것은 성장 전망을 철회한 것과 다름없다"며 "우리는 2025년 인도량이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