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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낮춰도 안 산다"…유통 M&A 시장에 부는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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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 M&A 매물 쌓여…실적 부진·소비 위축에 투자 심리 위축
'기업가치 7조' 홈플러스도 매각 난항..."유통 M&A 빙하기 계속될 듯"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국내 유통업계에 인수합병(M&A) 큰 장이 섰다.

실적 부진과 경기 침체, 사업 재편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수많은 유통 기업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으나, 투자자들의 발길은 뚝 끊긴 상황이다. 팔겠다는 기업은 넘쳐나지만, 사겠다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워져 유통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거래 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홈플러스 영등포점의 모습. [사진=뉴스핌DB]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이 추진되거나 검토 중인 유통 기업은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를 비롯해 위메프, 발란, 애경산업, 정육각의 초록마을 등 온·오프라인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업종 역시 대형마트, 이커머스, 명품 플랫폼, 뷰티·생활용품 등 전방위적이다.

현재 기업가치가 7조원으로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 사업자인 홈플러스조차 새 주인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7조원짜리 아파트에 2조9000억원짜리 전세(부채)가 들어가 있고, 전 주인(대주주 MBK파트너스)은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갭투자에 비유하면서 투자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홈플러스가 보유한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일반적인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면 2조원 가량을 빌려 전세 일부를 갚고 남은 일부를 현금으로 메운다면 실제 현금 1조원 미만으로 홈플러스 인수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관심 없는 투자자를 향해 구애 손짓을 보낸 것이다.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현재 총자산은 6조8500억원이고 부채는 2조9000억원이다. 순자산은 약 4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계획 '인가 전 M&A'가 성사되면 국내 오프라인 유통산업 재편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자구 노력을 내세우고 있으나, 청산가치(약 3조7000억원)를 웃도는 인수 가격을 제시하기 어려운 만큼 선뜻 나설 인수자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 불황과 고금리, 투자 심리 위축이 맞물리면서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매각 의지는 높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강성 노조 등 리스크가 크다.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경산업 중앙물류센터. [사진=애경산업 제공]

실제 홈플러스 외에도 시장에는 수많은 유통 매물이 나와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극히 제한적이다. 애경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애경산업이 그나마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사례다. 태광그룹·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과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 폴캐피탈코리아 등 3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으나, 위메프, 발란 등 나머지 기업들은 대체로 인수 후보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표적 사례가 발란과 위메프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발란과 위메프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으며, 지난해 티몬과 함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까지 겪으며 기업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발란은 지난 6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위메프의 경우 올해도 자금난 해소는 요원한 상태로, 투자자들의 관심 저조로 매각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오아시스 로고(사진 왼쪽), 티몬 로고. [사진=오아시스마켓]

티몬은 회생법원의 강제인가를 거쳐 신선식품 전문기업인 오아시스마켓에 매각됐으나, 인수금 116억원을 제외하면 회생채권 변제율이 고작 0.75%에 불과해 채권자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자만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티몬 사태'는 향후 발란, 위메프, 초록마을, 정육각 등 회생 중인 다른 플랫폼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초록마을을 운영하는 정육각 역시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경영 정상화보다는 초록마을 매각을 통한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육각은 한때 '정육 스타트업'으로 주목받았지만, 급격한 사업 확장 이후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법정관리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유통업계 M&A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실적 부진과 불확실한 시장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유통 산업이 온라인으로 재편되며 오프라인 업체는 점포 효율화 작업을 통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했고 쿠팡, 네이버 양강 체제로 굳어진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모습이다. 

특히 쿠팡과 경쟁해야 하는 중소형 이커머스 업체들은 과도한 마케팅에 따른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이로 인해 외부 투자 유치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최근 매물로 나온 업체들의 잠재적 인수자로 꼽히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인수 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자금을 회수해야 하지만, 내수 부진으로 유통 기업의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며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상업 지역 [사진=뉴스핌 DB]

향후 내수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추후 유통 기업들의 M&A 성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상품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소매 판매는 2022년 2분기(-0.2%)부터 3년째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현 경기 상황과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경기종합지수도 모두 하락 전환했다. 지난 5월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p) 떨어졌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전월 대비 0.1p 하락했다.

업계는 내수 회복과 소비심리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유통 M&A 시장의 빙하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업체들은 대체로 기존 경영 주체가 더는 감당하지 못해 내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재 몸값은 싸지만 후일을 도모하기 힘들다. 바닥에 사서 향후 턴어라운드 수익을 노리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미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자금 회수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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