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설팅업체 EY파르테논 분석… 전쟁·트럼프·인플레 등에 타격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3900억원) 이상인 전 세계 3500여 상장기업의 이익이 최근 7년 동안 3200억 달러(약 444조원)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쟁과 무역 갈등,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붕괴 등 다양한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이 서로 엉키고 설키면서 기업들의 이익 창출 역량을 훼손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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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5월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이 컨테이너와 화물선 등으로 가득 찬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컨설팅업체인 EY파르테논(Parthenon)은 21일(현지시간) "지난 2017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경제적 변동성이 극대화되면서 매출이 10억 달러 이상인 글로벌 기업들의 이익이 모두 3200억 달러 줄었다"고 말했다.
매츠 페르손 영국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전략 책임자는 "무역 긴장에서 국제적 갈등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정책과 세계적 사건 등의 거대한 거시적 변동의 물결이 이전 수십 년 그 어느때보다 기업의 가치와 이익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3년 동안 인플레이션의 재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국 국채 시장 붕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등 격동의 시간이 이어졌다"며 "이번 연구는 그 기간 영국의 벤치마크 지수인 FTSE-100의 경우 총 가치 변화의 약 40%가 주요 경제적 또는 지정학적 사건이 터진 날 발생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연구 대상인 전 세계 기업 3500여 곳 중 4분의 1은 지난 3년 동안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타격이 가장 컸는데 분석 대상인 833개 기업 중 40%가 총 730억 달러의 EBITDA 감소를 겪었다. 페르손 책임자는 "중국 기업들의 이익 감소는 주로 부동산과 철강, 건설 부문에 집중됐다"고 했다.
반면 미국의 중장비 업체 캐터필라와 물류업체 UPS, 제약회사 화이자, 소비재 업체이자 제약회사인 존슨앤존슨 등은 동종업계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EBITDA를 늘려 우수한 경영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페르손 책임자는 "최고 마진을 유지하거나 달성할 수 있었던 기업들은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다각화하고, 비용 기반을 관리하고, 다양한 정책 변화를 파악하고 이해했으며, 새로운 세상을 반영하도록 거버넌스를 업데이트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