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와 S/W 통합 전략
브라질 시장 기회 '조명'
IB들 목표주가 상향
이 기사는 7월 21일 오후 2시19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디어(DE)의 마지막 핵심 하드웨어에는 자율 주행 시스템이 꼽힌다. 업체는 CES(국제가전박람회) 2024에서 자동화된 면화 수확 시스템과 도로 정지용 도저(Dozer) 360을 선보였다. 효율성 향상과 정교한 농업 및 건설 작업에서 인력 지원을 위해 설계된 시스템이다.
업체가 2025년 2월 새롭게 선보인 프리시전 에센셜(Precision Essentials) 키트도 월가의 기대를 모은다. 새로운 정밀 농업 하드웨어 키트는 초기 비용을 줄여 농장 규모나 작물, 축산 분야에 관계없이 첨단 정밀 농업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플랫폼 부문에서도 디어는 커다란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다. 중앙 집중식 농장 관리 플랫폼 오퍼레이션 센터(Operations Center)는 모든 장비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이고, JD링크 커넥트(JDLink Connect)는 무선 데이터 전송(WDT)을 활용한 자동화된 문서 데이터 전송 및 원격 디스플레이 액세스(RDA)를 제공한다. RDA를 통해 관리자는 운영자가 보는 것을 원격으로 볼 수 있다.
디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솔루션을 고객이 원하는 기능에 따라 라이선스나 연간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 필요한 기능만 활성화하는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트랙터와 콤바인, 스프레이어 등 모든 농기계가 동일한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데이터 시스템으로 연결돼 농장 전체의 운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어 농가에서 커다란 인기를 끈다.
디어의 통합 접근법은 경쟁사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경쟁 우위라고 월가는 강조한다. 축적된 기술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됐기 때문. 통합 시스템은 농민들에게 보다 간편하고 효율적인 농장 관리를 가능하게 하고, 업체에는 든든한 수익 모델이다.
![]() |
디어의 자율 주행 트랙터 [사진=업체 제공] |
디어가 3억500만달러에 인수한 블루 리버 테크놀로지는 AI 정밀 농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른바 '씨 앤드 스프레이' 로보틱스 플랫폼의 근간이 되는 컴퓨터 비전이 블루 리버 테크놀로지 인수를 통해 손에 넣은 기술이다.
블루 리버는 수 십만 장의 다양한 잡초와 유익한 작물 이미지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로보틱스 플랫폼이 어떤 종류의 식물을 '보고(see)' 있는지, 그리고 작물의 어떤 특성이 성장과 수확량을 최대화할 것인지를 판단하도록 훈련시켰다.
![]() |
디어의 AI 제초제 장비 [사진=블룸버그] |
다양한 형태의 애그테크(AgTech) 하드웨어가 개발됐지만 블루 리버의 제품은 데이터 분석을 넘어 실시간으로 의사 결정과 개선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업체의 로봇은 실제로 감지하고, 결정하며, 행동하고, 학습한다.
월가가 연초 이후 디어에 강세론을 쏟아내는 데는 AI 정밀 농업 이외에 브라질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레이몬드 제임스는 보고서를 내고 브라질 사업이 디어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기후 조건 때문에 브라질은 유럽이나 미국과 달리 한 해에 두 차례에 걸쳐 작물 시즌을 갖는다. 디어는 이를 적극 이용했다.
브라질 현지 생산과 275개 이상의 현지 매장을 운영하는 브라질 딜러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디어는 지난 15년 동안 시장 점유율을 두 배 가량 확대했고 레이몬드 제임스는 주장한다. 향후 몇 년 사이 업체가 더 큰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밀 농업과 브라질의 결합은 디어의 수익성이 지난 몇 차례 농업 사이클에서 나타났던 연평균 15%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농기계 시장 규모는 2025년 77억4000만달러레 이를 전망이고, 2030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하며 96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랙터 시장의 경우 2022~2028년 사이 연평균 4.75% 성장해 2028년 6만2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2021년 출하 규모는 4만4836대로 집계됐다.
브라질은 대두와 옥수수, 설탕, 커피, 오렌지 등 주요 농산물의 세계 최대 생산국 가운데 하나다. 대규모 농장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농업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디어에 거대한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업체는 7만3000여대의 농기계 연결 성과와 41%의 성장률을 기록, 브라질의 농업 디지털화로 실제 반사이익을 얻을 뿐 아니라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업체가 인다이아투바에 건설중인 기술개발센터는 열대 농업 개발과 테스트에 특화된 최초의 글로벌 센터로, 브라질 뿐 아니라 전세계 열대 지역 농업을 위한 혁신 기술 개발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밀 농업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재배 면적을 확대하는 한편 농업 인프라가 강화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식량 수요 증가가 브라질 농기계 시장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디어의 실적을 낙관한다. 오는 10월 종료되는 2025 회계연도 383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경우 매출 규모가 2023 회계연도 556억달러에서 31% 감소하는 셈이다. 하지만 2026~2027 회계연도 업체가 각각 7%와 11%의 외형 성장을 이룰 것으로 월가는 기대한다.
트루이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디어에 '매수' 투자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619달러로 제시했다. 최근 종가 대비 약 24%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수치다. 브라질 사업 부문이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현지 공장 설립과 생산 시설 개선, 딜러 네트워크 강화 등 지난 25년에 걸친 투자가 커다란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기대다.
사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디어는 브라질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북미 지역과 흡사한 수준으로 높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브라질에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앞으로 수 년간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예상한다.
유동 비율이 2.14로 집계, 이자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강력한 현금 흐름 창출도 디어의 투자 매력이라고 트루이스트는 강조한다.
회계연도 2분기 18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해 월가의 예상치인 15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성적을 거둔 디어는 2025 회계연도 이익 전망치를 종전 50억~55억달러에서 48억~55억달러로 수정해 하단을 완만하게 낮췄다.
이번 수정 전망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을 반영한 수치라는 점에서 월가는 만족스럽다는 표정이다. 관세가 농가에 타격을 줄 수 있고, 멕시코와 유럽에서 수입하는 물량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업체가 이를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
멜리우스 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디어의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 역시 434달러에서 750달러로 대폭 높여 잡았다. 최근 종가에서 50% 상승 가능성을 제시한 수치다.
보고서는 "디어의 장비와 정밀 농업 기술이 농민들에게 '변혁적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자율 주행 트랙터부터 혁신적인 파종 및 살포 기술, 토양 모니터링 향상 등을 포함하는 정밀 농업 기술을 이용해 농가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비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디어에 반복 매출을 제공할 전망이다. 업체는 전체 매출액에서 반복 매출의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디어의 실적이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멜리우스 리서치는 강조한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