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임상1/2상 중간결과 확보 목표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신규 독감백신 개발에 나선다. 기존 백신의 한계를 보완하고 백신 플랫폼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17일 자체 개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에 면역증강제를 적용한 신규 후보물질 'NBP607B'의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백신은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에서 기존 백신보다 더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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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면역증강제 활용 독감백신 개발을 위한 분석 실험중이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NBP607B에는 스위스 비영리 백신 연구기관인 VFI(Vaccine Formulation Institute)의 면역증강제가 적용됐다. 이 물질은 다양한 면역증강 성분으로 구성돼 고령층에서도 충분한 항체 생성을 기대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부터 비임상 연구를 선제적으로 진행해 성공적인 데이터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임상 1/2상은 올해 북반구 독감 유행 시즌에 맞춰 국내외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총 320명을 대상으로 기허가된 고면역원성 백신과 비교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며, 오는 2027년 내 중간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백신 개발 성공 시 이를 플랫폼화해 다양한 백신으로 확장하고, 고부가가치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 세계 주요 보건당국들이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고면역원성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의 행보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고용량 또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독감백신 접종을 우선 권고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면역증강 백신의 사용을 지지하고 있다. 국내 질병관리청 역시 고면역원성 백신의 높은 예방 효과를 근거로 국산 제품이 적정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국가예방접종사업(NIP) 편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백신 시장은 2025년 약 839억 달러(한화 약 111조원)로 추산되며, 2030년 약 1,148억 달러(한화 약 142조원)로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장 전망세에 더해 전문가들은 인구 고령화 추세에 맞춰 고령층,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고면역원성 백신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라는 진보된 플랫폼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선 세계 최초로 WHO 사전적격성평가(PQ)를 획득했으며, 현재까지 11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받아 유니세프(UNICEF) 및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국제 조달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시장에서 경쟁력이 검증된 스카이셀플루에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백신 개발 경험이 더해지는 만큼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이라며 "고면역원성 제품으로 특화된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다른 백신에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확장해 다양한 감염병 대응 백신 개발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