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의약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비슷한 시점에 시행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는 오는 8월 1일 발효 예정인 국가별 상호관세보다 앞서 부과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일정을 마친 뒤 워싱턴DC로 복귀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은 "아마도 이달 말"이라며, "낮은 관세 수준으로 시작한 뒤 제약사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마련할 수 있도록 1년간 유예기간을 주고, 이후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내각 회의에서 의약품에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에 대해서는 "시점은 비슷하며, 관세 부과는 의약품보다 덜 복잡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조치가 해외 생산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제약사들, 특히 일라이 릴리, 머크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설령 관세가 낮은 수준에서 시작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의 경우에도 유예기간 여부는 불투명한 가운데, 애플, 삼성전자 등 글로벌 전자기기 제조업체와 관련 소비자 제품 가격에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네시아와 무역합의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가 미국산 상품에 대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미국은 인도네시아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에 통보한 32%에서 19%로 낮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5-6개 추가 무역합의를 협의 중"이라면서 내달 1일 상호관세 부과 시점까지 추가로 발표할 무역합의는 "아마도 2-3개가 될 것 같다"라고 알렸다.
또한 규모가 작은 국가들에도 조만간 관세율 통보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면서 "이들에는 단일 관세율을 적용할 것이다. 아마도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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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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