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영장에 직권남용 등 적시…외환은 제외
尹측 "충분히 소명했고 객관적 증거도 제시되지 않아"
약 4개월 만에 재구속 기로...영장 발부 시 수사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특별검사)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법원에서 특검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지 약 4개월만에 다시 구속 기로에 처하게 됐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서울고검에서 "오후 5시2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등 혐의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 특검, 직권남용 등 혐의 적시…尹 "진술만으로 범죄 성립 안해"
![]()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 [사진=최지환 기자] |
특검팀은 구속영장에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시했으나 외환 혐의는 제외했다. 아울러 구체적 혐의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 박 특검보는 "외환 혐의는 현재 조사 중이며, 조사량이 여전히 많아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은 입장문을 내고 "법원에서 특검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임을 소명하겠다"며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혐의 사실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고, 법리적으로도 범죄가 성립될 수 없음을 밝혔다"며 "특검 조사에서 객관적 증거가 제시된 바도 없고,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법원은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그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내란 등 혐의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특검 수사 속도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통상적으로 영장실질심사는 청구일로부터 1~2일 내에 열리며, 심문이 끝난 후 늦은 밤이나 다음 날 새벽에 영장 발부 또는 기각 여부가 결정된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8~9일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 특검, 전날 2차 소환조사… '체포방해·직권남용·외환' 혐의 집중 추궁
![]()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특별검사)이 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진은 박지영 내란 특검보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특검팀은 지난달 28일과 전날 두 차례에 걸쳐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했다. 1차 소환조사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조사 과정에 일부 반발하면서 5시간가량 조사가 진행됐고, 2차 소환조사는 약 8시간30분 조사가 이뤄졌다.
전날 진행된 2차 소환조사에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와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상황과 외환 혐의 관련 쟁점들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1차 조사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국무위원 등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직권남용 등 혐의 입증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오후부터 나머지 혐의를 들여다본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 관계자는 전날 오후 1시쯤 "오전 체포방해조사는 끝났고 오후 조사는 정확한 순서를 구체적으로 알리기 어렵지만 나머지 혐의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오전에는 윤 전 대통령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으며, 박억수·장우성 특별검사보(특검보)의 지휘하에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가 신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오후 조사에서는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경호처법상 직권남용 교사) ▲국무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권남용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북풍 공작 혐의(일반 이적, 외환 유치 혐의) 등을 폭넓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9시4분부터 오후 12시5분까지 오전 조사, 오후 1시7분부터 6시34분까지 오후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오후 11시30분까지 조서 열람을 진행한 조사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