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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계, 상법 개정 앞두고 '인적분할' 러시…꼼수 논란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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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삼양그룹 '전략적 분할' 평가
파마리서치, 지배구조 논란에 주주 반발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국내 바이오 업계에 인적분할 바람이 불고 있다. 주력 사업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에 선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양홀딩스 등은 인적분할을 계기로 사업 전문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스킨부스터 '리쥬란'으로 고성장한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에는 경영권 승계 목적이 깔려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파마리서치 전경 [사진=파마리서치]

2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전후로 기업들이 잇따라 인적분할에 나서고 있다. 인적분할은 하나의 회사를 두 개로 나누되, 기존 주주가 신설 법인의 주식을 동일한 비율로 받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고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 분리한다고 밝혔다. CDMO 고객사의 경쟁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 예정일은 10월 1일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10월 29일에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 및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이 진행된다.

회사의 인적분할 추진 결정은 CDMO 사업이 매년 고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사들과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필요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양그룹도 올해 창립 101주년을 앞두고 지주사 삼양홀딩스의 의약바이오 사업 부문을 떼어내 '삼양바이오팜'이라는 신설 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오는 11월 1일 삼양바이오팜을 공식 출범시키고, 같은 달 24일 코스피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지주사 체제 안에 묶여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던 의약바이오 부문을 독립시켜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양홀딩스 의약바이오 사업 부문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생분해성 봉합사를 포함해, 고형암·혈액암 항암제 파이프라인과 DDS(약물전달시스템) 기술 플랫폼 'SENS'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 업계가 인적분할을 택한 배경에는 사업 전문성 강화와 함께, 저평가된 자산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를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다.

기존 지주사나 통합 법인 구조 하에서는 각 사업 부문의 성과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어, 분할을 통해 성장성과 수익구조를 보다 명확히 보여주려는 시도다. 동시에, 독립 법인 전환은 향후 상장 추진이나 외부 투자 유치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상법 개정 가능성이 높아져 인적분할을 서둘렀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골자는 중복상장 규제와 지배주주 의무 강화 등으로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서다.

다만, 모든 인적분할이 시장의 호평을 받는 것은 아니다. 최근 파마리서치가 발표한 지주회사 전환형 인적분할은, 경영권 승계 목적이 깔려 있다는 의혹과 함께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13일 회사를 존속법인 파마리서치홀딩스와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분할 비율이 존속회사 0.74, 신설법인 0.26으로 리쥬란을 포함한 주력 사업이 포함된 사업회사인 파마리서치의 주주 가치가 상대적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지분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신설법인의 자산은 2195억원인 반면, 존속법인은 5802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현재 파마리서치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0%를 보유한 정상수 이사회 의장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정 의장이 자신이 보유한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지주사 주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별도의 현금 지출 없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지주사 주식의 낮은 평가를 활용해 상속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정 의장이 지배권 승계 전략의 일환으로 인적분할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ACT)'에 모인 소액주주들은 대통령실과 한국거래소 등에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철회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기준 액트에 집결한 소액주주는 609명(지분율 4.23%)이다.

파마리서치가 오는 10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 가운데, 소액주주들이 이를 저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회사 측은 지난 23일 '인적분할은 글로벌 재생의학 시장에서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성장하기 위해 내린 전략적 결단'이라는 주주서한을 공개하며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인적분할은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지주회사 전환 방식의 경우, 분할 비율이나 이후 지분 이동 구조에 따라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재편이나 승계와 관련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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