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모이고 즐길 생활형 SOC 적극 활용할 만
강남보다 강북에 집중 조성해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서울시의 하천변 수변활력거점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이에 따른 지역 환경 개선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사실상 집과 도로와 지하철밖에 없는 강북지역에서 수변활력거점과 같은 생활SOC는 거점으로 기능하며 지역 활력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실제 2000년대 초반 중랑천 일대에 대한 서울시의 수변 공원화로 인해 성동구, 동대문구, 광진구 지역 거주 요건이 개선된 점을 감안하면 강북지역 도시재생사업의 한 축으로 중점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17일 부동산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수변활력거점 사업에 대해 지역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우이천 수변활력거점 개장식'을 열고 제11호 수변활력거점을 우이천 거점 운영을 개시했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재취임 이후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를 가동해 시내 하천 주변 곳곳에 수변활력거점을 조성하고 있다. 오 시장 임기 중 17곳 조성을 목표로 연내 나머지 6곳의 수변활력거점을 개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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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순희 강북구청장이 우이천 수변활력거점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
우이천 수변활력거점은 그동안 주차장과 소규모 운동시설만 있던 하천 제방 상부를 건물형 테라스와 수변 스탠드로 개조해 조성됐다. 필로티 구조의 테라스 하부에는 워터스크린(분수)과 계단형 수변 스탠드를 설치해 물줄기 사이를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여유롭게 휴식할 공간을 제공한다. 또 밤에는 은은한 조명을 설치해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소규모 생활SOC지만 그동안 주변에서 찾기 어려웠던 시설이 들어선 만큼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우이천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집과 요식업소와 소규모 판매시설밖에 없어 사람이 몰릴 만한 동력이 부족했는데 수변활력거점이 지역 활기가 살아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남에는 흔한 시설이지만 이 지역에는 많지 않았던 시설인 만큼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수변활력거점은 노후주거지역 및 상권에 활력을 주기 위해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사용할 만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생활SOC 공급은 도시재생사업의 주요 실천과제인 만큼 지역 주거환경과 경제에 활력을 준다는 도시재생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물론 수변활력거점은 주차장처럼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편의를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일만한 SOC가 부족한 강북지역에서는 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서울시 도시재생사업보다 효과가 클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수변 공간을 공원화하는 사업은 지역 여건을 크게 바꿔놓은 사례가 많다. 2000년대 들어 하천 정화사업과 수변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한 중랑천이 대표적인 예다. 중랑천이 사실상 공원이 되면서 이 일대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는 주택재개발사업이 이뤄지며 인기 아파트단지로 자리잡았다.
불광천 주변도 수변 공간 정리가 완료된 후 인근 마포구 상암동을 비롯해 은평구 중산동, 서대문구 북가좌동 등이 수혜를 입으며 지역 가치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가 생태하천으로 복원한 청계천 주변도 지역 활기가 더해지며 주거지역으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중랑천, 불광천, 청계천 등은 대형 사업인 만큼 소규모 사업인 수변활력거점 조성사업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어렵지 않게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면서도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에 도시재생의 한 축으로 적극 활용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울러 생활SOC 가운데 지역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강북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조성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시가 조성하고 있는 수변활력거점 17곳 가운데 강남권에 지어지는 곳은 ▲세곡천(강남구, 준공) ▲고덕천(준공, 강동구 ▲양재천(강남구, 예정) ▲여의천(서초구, 예정) ▲장지천(송파구, 예정) 5곳으로 30%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생활SOC가 부족한데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추진돼 공공기여 공원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것도 아닌 강북지역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강북은 생활SOC가 부족하며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따른 공공기여가 활발한 것도 아닌만큼 시 재정이 적극 투입돼야 할 것"이라며 "강남에 짓게 되면 많은 공원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만 강북에선 생활 활력을 줄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검토해야한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