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요소 수출의 11% 차지
호르무즈 해협 막히면 비료 원료 수송 차질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비료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공급발 충격이 발생할 경우 식료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CRU는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가 타격을 입을 경우 이란의 비료 생산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은 전 세계적으로 질소 비료와 칼륨 비료(포타시)의 생산에 중요한 지역이며, 글로벌 교역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가 위치해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이란은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요소 수출국(450만 톤)이며, 일곱 번째로 큰 무수암모니아 수출국(80만 톤)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다른 요소 생산국으로는 카타르(2위), 사우디아라비아(6위), 오만(7위)이 있다.
질소 비료인 요소는 전 세계 농업 생산의 핵심 자재로 쌀·밀·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생육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요소의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농가 비용 상승과 작황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의 경우 2024년 한 해 동안 580만 톤의 요소를 수출했는데, 이는 전 세계 요소 수출량의 약 11%에 해당한다.
스톤X의 비료 담당 부사장 조시 린빌은 "질소 비료 시장은 하룻밤 사이에 급등했다"면서 "북미 시장에서 요소 가격은 톤당 50~60달러가량 올랐고, 국제 시장에서도 상당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생산 자체에 영향은 없지만 시장은 이미 '전시 프리미엄'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린빌의 동료 아를란 수더맨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적인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갈등을 전 세계 비료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에는 다른 비료 생산국들이 많고, 생산된 비료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곳이 앞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CRU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요소 수출의 약 31%, 유황 수출의 44%, 암모니아 수출의 5분의 1 가까이가 호르무즈 해협 서쪽의 걸프 국가들을 통해 운송되거나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 따라서 해당 지역은 전 세계 에너지와 비료 교역의 핵심 통로라 할 수 있다.
이집트에서는 이란과의 분쟁으로 이스라엘이 가스 생산을 중단하면서, 이스라엘로부터 가스를 공급받던 이집트의 비료 생산도 지난 금요일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더맨은 2주 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주요 질소 비료 공장 중 하나를 공격한 사건 역시 공급 측면에서 추가적 부담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주요 생산 지역에서 새로운 갈등이 겹쳐지면서, 린빌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일리노이주 미누카의 한 들판에서 수확을 기다리는 옥수수 줄기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