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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 첫 중고층 모듈러사업 무산 위기...SH공사, 철근콘크리트로 변경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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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가리봉 청년주택 사업' 비용 부담에 철근 콘크리트 전환 검토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은 모듈러 공법, 설계표준화 부재로 공사 단가 높아
사업방식 전환 여부도 검토...4년째 계류 사업 속력 붙을지 주목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서울 최초 중고층 모듈러 주택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구로구 '가리봉 청년주택 사업'이 '모듈러' 방식을 떼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발주처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법 변경과 사업방식 전환을 고려하고 있어서다. 

최근 정부뿐 아니라 건설업계가 친환경 건설을 위해 모듈러 공법을 주목하는 가운데, 도입 초기 단계이기에 생산표준화가 부재한 모듈러 공법의 한계가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SH공사는 가리봉 청년주택 사업의 주택 건설 공법을 기존 '모듈러'에서 '철근 콘크리트(RC)'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서울시, 구로구청과 공법 변경 시 재원 분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SH공사는 지난해 말 언론에 공법을 변경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태도를 바꾼 것이다.

가리봉시장 공공주택사업 위치도 [자료=서울시]

모듈러 공법은 건물 주요 구조부를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설치·조립하는 방식이다. 현장 작업이 감소해 소음, 분진, 진동 등 환경오염 요소를 축소시킬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 불린다. 기초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장에서 모듈 유닛을 제작할 수 있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예상과 달리 사업비가 문제가 됐다. 비교적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모듈러 공법은 기존 널리 사용되던 RC 공법에 비해 대량생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설계표준화를 통한 모듈러 대량생산 및 원가절감 체계가 부재하다. 동일한 모듈을 반복해서 생산할수록 단가가 낮아지는 특성상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RC 공법보다 비용 지출이 커진다.

가리봉 청년주택 사업은 구로구 우마길 일대 연면적 1만8029㎡ 규모 옛 가리봉시장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2층, 총 174가구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것이다. SH공사는 주택 규모가 174가구에 불과한 사업에 모듈러 공법 적용 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RC 공법으로의 전환 시 상당한 비용 절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봉호 아주대 건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이 모듈러 주택을 확대하려는 정책적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 시장 초기 단계라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 경쟁이 있어야 단가가 내려가지만 현재 모듈러 생산 공장과 투자 여력을 갖춘 기업이 적기 때문에 모듈러 공법 적용 시 사업비가 늘어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법 변경에 따른 사업방식 전환 여부도 주목된다. 본래는 공공발주기관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건설사가 시공, 분양, 운영 등에 참여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이었다. 앞서 2021년 모듈러 경험이 많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추정사업비는 약 448억원이다. 

이후 서울시의 설계변경 요구로 사업이 3년 가까이 지연되자 현대엔지니어링은 SH공사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SH공사와 공사비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업에서 이탈했다. 민간과의 갈등을 경험한 만큼, 공공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사업방식이 전환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SH공사 관계자는 "공법 등 사업 전반에 대해 구로구청과 검토 중"이라며 "사업방식에 대해서는 사업비 등을 고려해 다양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 선정, 착공 일정 등은 아직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blue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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