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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자사주 강제소각!' 기대 확산···이미 급등한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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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강제소각 기대에 지주사 SK 주가 급등
증시활황과 자사주 소각 기대감에 증권주 훨훨
지주사는 자사주 강제소각시 경영권 방어 취약
미국은 자사주 대부분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주식 시장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확정 후 6일간 8% 급등하며 3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그 배경에는 주주 친화적인 '상법 개정안' 외에도 '자사주 강제 소각'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자사주 강제소각 기대에 지주사 SK 주식 급등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가 소각될 경우 그 비율만큼 주식발행수가 줄어 주당 가치(EPS, ROE 등) 상승으로 주가에 긍정적이다. 이 대통령은 당선 전인 지난 4월에 페이스북을 통해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자사주 강제 소각'에 대한 내용이 없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에 관련주들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지주회사들의 주가 상승 움직임이 뚜렷하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상위 8개사 중 2024년말 기준 자사주 보유 비중이 유독 높은 2개 회사는 SK(24.8%)와 롯데지주(32.5%)다.

반면 나머지 기업들의 자사주 보유비율은 삼성물산은 8.8%, 현대모비스는 2.7%, LG는 3.9%, 포스코그룹은 8.5%, 한화그룹은 7.5%, HD현대그룹은 10.5%로 대체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6월4일부터 12일까지 6일간의 주가 움직임을 살펴보면 자사주 24.8%를 보유한 SK 주가가 11% 상승해 가장 눈에 띈다. 반면 자사주 보유 비중(32.5%)이 가장 높은 롯데지주는 6일간 상승률이 0%에 그쳤다. 이는 자회사 실적 부진 영향과 취임 이전에 주가가 미리 선반영 된 결과다.

같은 기간 자사주 비중이 7.5%에 불과한 한화 주가가 21% 폭등한 점도 눈에 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자회사 실적이 뛰어난 게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도 2.7%의 낮은 자사주 비중에도 15% 상승했다. 반면 자사주 보유 비중이 3.9%로 낮은 LG는 5% 상승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 증시 활황과 자사주 소각 기대감에 증권주도 훨훨

자사주 비중이 높은 증권주들의 상승세는 더 뚜렷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한국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함에 따라 증권사 주가는 연초부터 랠리를 거듭해왔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게 '자사주 강제 소각 기대감'이다.

대형 증권사 중 자사주 비중이 24.9%로 가장 높은 미래에셋증권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6일 동안 23% 폭등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무려 140%에 달한다. 5.4%의 자사주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도 6일간 16% 상승하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자사주 비중이 0.2%로 미미한 NH투자증권은 5%, 자사주가 아예 없는 삼성증권은 7% 상승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자사주가 많은 중형 증권사의 주가 움직임도 좋았다. 자사주 비중이 무려 53.2%에 달하는 신영증권은 6일간 17% 급등했다. 부국증권도 26% 급등해 '자사주 강제 소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은 신영증권(53.2%)은 '자사주 강제소각'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8%에 달해 자사주 소각 시에도 경영권 위협은 없을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 중 자사주 비중이 가장 높은 미래에셋증권(24.9%) 역시 '자사주 강제소각' 시에도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 지분율이 31%를 넘어 경영권에는 별 영향이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2026년까지 단계적인 자사주 소각의사를 밝힌 바 있다.

◆ 지주회사는 자사주 강제소각 시 경영권 방어 취약

반면 SK 같은 지주회사는 만약 '자사주 강제 소각'이 실제 시행될 경우 경영권 방어를 100% 확신하기 어렵다. 대기업들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의 핵심 수단 수단으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SK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5.5%로 외견상은 안정적인 구조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과 전 배우자인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 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SK그룹은 지난 2003년에 소버린의 적대적 M&A 공격으로 그룹 경영권을 뺏길 위기에 처했던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가 '자사주 강제 소각' 법안을 어떻게 발의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그룹 외에도 상당수 대기업들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적인 제3자에게 매각 시에는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이다. 기업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에도 신주를 배정해 대주주 지배력을 확대한 사례도 과거에 빈번하게 활용돼 왔다.

하지만 자사주를 실제 소각하면 이런 전략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주요 대기업들이 '자사주 강제 소각' 계획의 현실화 여부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기업 대주주들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시 기업의 재무 유연성을 저하시켜 현금흐름이 나빠질 것을 우려한다.

◆ 미국은 자사주 대부분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

한국 소액주주들은 그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큰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사주를 매입해도 반드시 소각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자사주 소각율은 전체 자사주 매입규모의 5%에도 못 미친다. 한국 기업들 중 자사주 보유 비중이 30% 넘는 경우가 흔한 이유다.

반면 주주환원 정책이 보편화된 미국은 시장에서 매입한 자사주를 90% 이상을 소각한다.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가 실제 호재로 작용하는 이유다. 실제 매 분기 미국 주요 기업인 애플, 메타, 알파벳, 엔비디아 등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해 왔다.

◆ 이재명 랠리…자본 시장 정상화 기대 솔솔

이에 대한 반론으로 한국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구조적 어려움을 토로한다. 미국은 '차등의결권(Dual Class Stock)' 제도를 통해 창업자나 기존 경영진이 소유한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적대적 M&A 공격을 쉽게 막아낼 장치가 마련돼 있다.

또 '포이즌 필(Poison Pill, 독약조항)'을 통해 적대적 M&A 공격자가 일정 지분 이상을 확보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저가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할 수 있다. 이는 공격자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늘리는 장치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런 수단이 없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 그래서 부득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해 왔다는 논리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런 재계의 우려에 '자사주 강제 소각' 정책을 당선 이후에는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직접 거래소를 방문해 '불공정 거래 근절'과 '배당 세율 완화'까지 거론하며 증시 부양에 적극적이다.

이미 주식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를 믿고 고공 행진 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며칠만에 3000포인트에 근접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6월에만 한국 증시에서 5조원 이상을 사들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증시 개혁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은 단순한 반짝 상승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도 있다. 기업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자사주 강제 소각' 정책이 하루 빨리 추진되기를 바라는 이유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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