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제1 공약으로 '인공지능(AI) 투자 100조 원'을 내세웠다. AI 데이터 센터 건설을 통한 'AI 고속도로' 구축과 국가 혁신 거점 육성, 고성능 GPU 5만 개 이상 확보,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및 규제 특례를 통한 AI 융복합 산업 활성화로, 인프라 중심의 투자가 골자다. 희망찬 미래 비전이다.
다만, AI 시대를 주도할 미래 인재 양성 교육을 강화한다'는 한 줄만 공약집에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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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사회부 기자 |
현재 이공계열 인재들이 의대로 향하는 '의대 쏠림' 현상이 매년 반복되면서 학문 생태계는 이미 피폐해졌다. 이공계열 인재의 의대 쏠림만큼 이공계열 기초 과학 학문의 '사막화'가 진행 중이다.
무(無)전공과 첨단 학과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기초 학문을 다루는 학과들은 통폐합되거나 사라지면서 학생들의 기초 과학과 수학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 일부 공대에서는 학생들에게 기초 과학 과목에 대한 사교육 인터넷 강의 수강권마저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공계열 석·박사 인재도 외국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국내에서는 석·박사 연구자에 대한 처우가 박하지만, 외국은 그렇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3~2022년 10년간 이공계 인력 34만 명이 해외로 떠났다. 이 중 석·박사 인재만 9만6000명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보다 석·박사 졸업자에게 높은 연봉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후 많은 대학과 연구 기관이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줄줄이 중단됐다. 재정 부족으로 많은 연구자들이 어려움에 몰려 해외 연구소로 건너가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든 저비용 고효율 인공지능 '딥시크'의 탄생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이공계열 인재 양성 정책이 있다. 딥시크를 만든 개발자의 대부분이 중국 대학 학위 소지자다. 중국은 세계 최대 AI 인재 배출국이자 보유국이기도 하다.
중국 사례를 비춰보면 많은 이공계열 인재들이 기초 과학을 선택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이공계 인재, 즉 사람에 대한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첨단 과학 기술 인재 양성과 기초 과학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임기 내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다는 목표도 제시했지만 약속은 결국 지키지 않았다.
'AI 시대를 주도할 미래 인재 양성 교육을 강화한다'는 이 대통령의 한 줄 공약이 의대 증원이라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실현 가능하고, 미래를 책임질 이공계 핵심 정책으로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