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중앙성당 앞 '가로수 품은' 혁신 버스 승강장 눈길…교통약자·환경 모두 잡는다
[전주=뉴스핌] 이백수 기자 = 전북 전주시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상버스 승강장을 대폭 확충한다고 5일 밝혔다.
전주시는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중앙성당 앞 버스 승강장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조합형 모델'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곳은 40개 시내버스 노선이 지나가는 핵심 환승 지점임에도 그동안 상가와 노점상 문제로 공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고 폭염이나 한파를 피할 공간도 부족해 시민 불편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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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와 자연 모두를 품은 버스 승강장[사진=전주시]2025.06.05 lbs0964@newspim.com |
최근 중앙성당 대성전 외벽 정비와 함께 상가 철거가 이뤄지면서 시는 혁신적인 구조의 승강장 설치에 나섰다. 기존보다 2배 넓어진(길이 9m×폭 1.8m×높이 2.7m) 새 승강장은 가로수를 그대로 품은 채 폐쇄형과 개방형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갖췄다.
당초 시는 뿌리가 깊게 박힌 가로수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통신선과 하수관 등으로 인해 이식 불가능 판정을 받고 현 위치 보존을 결정했다. 여러 차례 현장 협의를 거쳐 가로수가 사계절 내내 그늘과 휴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재 자리에 남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새 승강장은 바람·햇빛·비를 효과적으로 막으면서도 개방감을 주고 나무 생장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친환경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또 냉난방 의자와 에어커튼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인근 점자블록도 정비해 시각장애인 이동 안전성을 높였다. 휠체어 회전반경 확보 및 버튼식 알림 시스템 도입 등 교통약자를 위한 세부 시설도 마련됐다.
시는 올해 9900만 원을 투입해 주요 시내버스 정류소 여섯 곳(중앙시장·중앙성당·방송대, 서신신일아파트, 세병호 입구, 남부시장, 서부시장, 에코스위첸)에 저상버스 맞춤형 승강장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장애인단체 의견 청취 후 선정됐으며 병원 인근 등 교통약자 이용 빈도가 높은 곳 위주다. 이번 사업 완료 후에는 교통약자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일반 시민들도 쾌적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준범 전주시 대중교통국장은 "자연을 보존하면서 시민 편의를 극대화한 생태조합형 승강장은 전주시 지속가능 교통의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시민들이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시설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lbs096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