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여행·스포츠로 이탈한 소비자 되찾는다" 포부
주류 제조 넘어 문화·시간·공간 제공...이슬라이브·이슬포차 등 콘텐츠 확대
올해 글로벌 시장서 '진로 대중화'...현지화 활동 박차
[마닐라(필리핀)=뉴스핌] 전미옥 기자 = "가장 큰 경쟁상대는 넷플릭스, 해외여행, 스포츠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최대 경쟁자로 넷플릭스, 해외여행 등을 지목했다. 전반적인 주류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OTT, 여행, 스포츠 등으로 이탈한 소비자들을 다시 술자리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는 지난 2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비맥주, 롯데칠성 등 대한민국 주류산업을 이끄는 모든 제조업체는 동반자"라며 "넷플릭스, 해외여행, 스포츠 등 음주를 하지 않고 다른 산업으로 이탈한 소비자들을 주류문화로 유입시키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숙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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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필리핀)=뉴스핌] 전미옥 기자 =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가 지난 2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진로 대중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2025.05.21 romeok@newspim.com |
실제 주류 산업 전체의 연평균성장률은 매년 0.5~1%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2014년 380만8000kl(킬로리터)였던 국내 주류 출고량은 꾸준히 줄어 2023년 323만7000kl를 기록했다. 회식이 줄어들고 폭음 문화가 사라지는 등 음주 트렌드에 변화가 생기면서 꾸준히 술 소비량이 줄어든 여파다.
하이트진로는 이탈한 소비자를 끌어올 구체적인 방안으로 시간, 공간을 사로잡는 방안을 제시했다. 주류 제조를 넘어 문화, 시간, 공간을 제공하는 업체로 탈바꿈하겠단 것이다.
김 대표는 "제품을 생산해서 소비자에 제공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이제는 주류업체가 제품과 문화, 시간, 공간까지 제공해야만 많은 경쟁자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이슬라이브, 이슬포차 등 브랜드 콘텐츠와 굿즈를 선보이고 지자체와 협업해 축제를 기획하며 많은 대학의 대동제에 부스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이 그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주점에서만 주류를 즐겼다면 앞으로는 제조사들이 직접 문화, 시간, 공간 만들어서 좀 더 치열한 경쟁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인 '진로(JINRO)의 대중화' 전략을 제시했다. 필리핀 현지 주요 유통채널에 참이슬, 진로 등 제품 입점을 완료하고 그 다음 단계로 소주 음용 문화를 확산하는 방향이다.
실제 필리핀에서 하이트진로는 현지 음식과의 페어링 콘텐츠 개발, K-팝 콘서트 후원, 디지털 마케팅 등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친밀도를 동시에 높이고, 대중성과 감성적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스트릿웨어 브랜드와 협업 굿즈를 선보이고 커피브랜드와 함께 소주칵테일을 선보이는 식이다. K팝 팬덤 이벤트와 현지 대학 축제도 지원한다.
김 대표는 "올해는 '진로 대중화' 전략의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며 "하이트진로는 단순 제품수출을 넘어 현지화된 브랜드로 문화와 감성을 전하는 동반자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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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진행한 팝업스토어 이슬포차.[사진= 하이트진로] |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