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현지 시각)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미 주가 지수 선물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으로 강등한 여파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쏟아졌다.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15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E-미니 다우 선물은 전장 대비 262.00포인트(0.61%) 하락한 4만2,475.00에 거래 중이다. S&P500 선물은 66.50포인트(1.11%) 밀린 5,909.00, 나스닥100 선물은 339.00포인트(1.58%) 내린 2만1,167.00을 기록하고 있다.
![]()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에서 근무 중인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
무디스는 16일 장 마감 후 미국의 36조달러에 달하는 국가 부채와 높은 차환 비용 부담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했다. 이로 인해 미 국채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급등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10.9bp 상승한 4.54%를 기록했고, 30년물은 5.02%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대출, 자동차 할부, 신용카드 금리 등이 이 금리에 연동되는 만큼,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CNBC에 따르면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은 계속해서 재정적자를 감당해야 하며, 외국의 (미 국채에 대한) 수요는 줄고 있다"며 "무디스의 이번 조정은 미국 재정에 대한 근본적인 경고"라고 진단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마크 헤이펠 CIO는 "이번 등급 강등은 시장의 '헤드라인 리스크'일 뿐, 구조적인 변화는 아니다"라면서도 "최근의 긍정적 모멘텀에 다소 부담을 줄 수는 있다"고 언급했다.
◆ 기술주 급락…테슬라·엔비디아·팔란티어 줄줄이 하락
금리 급등 여파는 고밸류 기술주에 직격탄이 됐다. ▲테슬라(종목코드:TSLA)는 4.3% 하락했고 ▲엔비디아(NVDA)와 ▲AMD(AMD)도 각각 2% 가량 밀렸다. ▲팔란티어(PLTR)는 4% 가까이 빠졌고, ▲인텔(INTC)도 1% 넘게 하락했다. 금리 상승은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를 할인시키는 구조여서 성장주의 주가에는 부정적이다.
▲넷플릭스(NFLX)는 JP모간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로 하향한 여파에 개장 전 1.6% 하락했고, 반면 유틸리티 기업인 ▲TXNM 에너지(TXNM)는 블랙스톤 인프라 부문이 115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8.4% 급등했다.
![]() |
엔비디아 간판 [사진=블룸버그통신] |
◆ 무역 관세·감세 법안도 시장 불안 요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주말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의 있는 협상'을 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예고한 관세를 실제 부과할 것"이라며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미중 간 임시 관세 완화 합의로 증시는 반등했지만, 재정 건전성과 대외 갈등이라는 이중 악재가 다시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법안도 재정 적자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공화당 내부 이견으로 지연됐던 해당 법안은 일요일 하원 주요 위원회를 통과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90% 이상이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 주에는 홈디포와 타깃 등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포함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공개 발언도 예정돼 있어 금리 향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