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 수십 년 봐줬다…이제는 미국에 지어라"
"미국서 생산 늘릴 것"…구체적 내용은 없어
전문가들 "아이폰 미국 생산, 현실적으로 불가능"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인도에 공장 짓지 말고 미국에 생산 기지를 세우라"고 직접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에서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미국의 무역정책과 관련된 연설에서 "어제 팀 쿡과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며 "내 친구, 내가 당신한테 잘해줬는데, 이젠 인도에 공장을 세운다더라.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인도에서 만들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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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텍사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품을 보여주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공장 수십 년 봐줬다…이제는 미국에 지어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년간 당신(애플)이 중국에 공장 짓는 걸 참아줬다"며 "이제는 미국에 공장을 지을 차례다. 인도는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애플이 미국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지금은 인도 전역에 공장을 짓고 있다고 들었다. 난 그게 싫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2월, 미국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도 생산 거점을 대폭 확대하며, 향후 몇 년 내에 전 세계 아이폰 생산의 25%를 인도에서 담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아이폰의 약 90%는 중국에서 조립된다.
"미국서 생산 늘릴 것"…구체적 내용은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미국 내 생산을 '늘릴 것(up)'이라고 말했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CNBC는 이에 대해 애플 측에 질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현재 미국 내에서 일부 맥 프로(Mac Pro)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AI 서버 생산을 위한 텍사스 공장 설립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인도는 고관세 국가"…미국, 보복관세 부과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인도를 "세계에서 가장 관세가 높은 나라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인도 정부가 "미국산 제품에 무관세를 적용하겠다는 조건의 협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발표한 보호무역 정책에 따라 인도산 제품에 26%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는 7월까지 한시적으로 인하된 상태다.
한편, 전문가들은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소비자 가격이 1,500달러에서 3,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다. 애플은 수십 년간 중국에서 복잡하고 정밀한 공급망을 구축해 왔으며, 최근에는 인도와 베트남으로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애플의 인도 내 주요 생산 파트너인 대만 폭스콘은 최근 인도 정부로부터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한 승인을 받은 상태다. 해당 사업은 인도 HCL 그룹과의 합작 형태로 진행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