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대체적으로 소폭 내렸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무역 갈등을 잠정 봉합하는 협상을 타결하면서 나타난 상승 분위기를 즐긴 뒤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독일 벤치마크 지수는 나흘 만에 역대 최고치 경신 행진을 멈췄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1.29포인트(0.24%) 떨어진 543.88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1.55포인트(0.47%) 하락한 2만3527.01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7.91포인트(0.21%) 내린 8585.01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37.04포인트(0.47%) 떨어진 7836.79로 마감했다.
반면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79.19포인트(0.70%) 오른 4만356.68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71.10포인트(0.52%) 상승한 1만3840.2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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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스는 범유럽 지수의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STOXX 600 지수 목표치를 기존 520에서 570으로 높였고, 바클레이스는 올 연말 이 지수가 540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490)보다 50포인트 올려 잡았다.
이들 투자은행들은 "미국과 중국의 의미 있는 협상 타결이 경기 침체 위험을 줄였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영국의 벤치마크 FTSE 100 지수에 대한 12개월 목표치도 기존 8500에서 8800으로 높였다.
시티인덱스의 수석 시장 분석가 피오나 신코타는 "무역 관련 뉴스가 계속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며 "(최근 유럽 증시는) 매우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고, 미·중 무역 휴전과 관련된 좋은 소식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다음 (상승 랠리를 이끌) 촉매제를 기다리면서 잠시 숨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시장 분석가 스티브 소스닉은 "(오늘 유럽 증시 내림세는) 일반적인 차익 실현"이라며 "유럽 투자자들은 미국 투자자들에 비해 좀 더 '건강한 회의론'을 갖고 글로벌 관세 동향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매의 눈으로 기업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분기 매출이 6% 줄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7% 감소보다는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고, 1700개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힌 후 15.77% 급등했다. 현재 버버리의 전 세계 직원은 9336명이다. 회사 측은 이번 비용 절감 조치로 2027년 회계연도까지 6000만 파운드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최대 여행사인 TUI 그룹은 분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증가한 37억 유로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치 38억6000만 유로를 밑돌고, 여름철 예약이 1% 감소했다고 발표한 뒤 10.94% 하락했다.
프랑스 철도기업 알스톰도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185억 유로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성장률이 3~5%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17.28% 폭락했다.
한편 스위스 제약업체 로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의약품 가격 인하 행정명령이 발효된다면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슈가 발표한 투자 계획이 실제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로슈는 지난달 향후 5년간 미국에 5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통해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섹터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주는 1.4% 오르며 지난 2010년 8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4월 물가상승률 확정치가 2.2%로 잠정치와 일치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