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기고] 나노사회, 맞춤형 식품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기사입력 : 2025년05월13일 07:00

최종수정 : 2025년05월13일 07:00

박정인 교수(단국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우리는 지금 '나노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분자 수준의 정밀 기술이 인간의 몸과 삶을 바꾸는 시대다. 그 중심에는 나노기술 기반의 생체정보 해석과 개인 맞춤형 응용 기술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기술이 가장 빠르게 상업화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맞춤형 식품(Personalized Food)이다.

2025년 3월 시행된 건강기능식품법의 "맞춤형건강기능식품"이란 제조 또는 수입된 한 종류 이상의 건강기능식품을 개인의 필요 등에 따라 소분ㆍ조합한 것을 말한다.(법 제3조 1의2)

이때 "기능성"이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하여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 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하는데(법 제3조 2호) 개인의 '필요'에 있어서 필요가 개인이 주관적으로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부족한 것을 말하는 것인지 아무래도 이해되지 않는다.

현재 시장은 건강기능식품을 결코 '식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약국에서 소분전용구간이 있는 것이 시설요건이라 이를 구비하기가 쉽고 약사회원에 대해서는 대한약사회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통해 안전위생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며 비회원 등은 실비의 교육비를 납부하고 교육 사이트를 이용하여 안전위생교육을 이수할 수 있다는 시행규칙 등을 미루어볼 때 약사의 매대에 식품도 더 판매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약국 프랜차이즈를 위한 법인가? 라는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박정인 교수.

이제 우리는 식품과 약품을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자신이 원하는 욕망으로 먹는 것은 식품이고 병이 낫기 위해 몸의 결핍을 위해 먹는 것은 약품이라고 생각했으나 맞춤형 식품이라는 표현은 아예 이러한 패러다임을 무시하고 시장의 수요와 공급만을 위하여 인간을 도구화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이제 식품마저 혈액 한 방울, 타액 샘플, 혹은 유전자 데이터 하나로 특정 영양소를 강화하거나 특정 질병 발병 위험에 맞춰 설계된 식품이 제조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개인 최적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유통되며, 이미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내심 구독형 식품 서비스가 파산하거나 일시적으로 저속노화열풍만을 일으키며 유전자검사를 매회 하지 않아 적자라는 지적을 받을 때 기술에게까지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인간의 신세가 억울하던 차에 잘 되었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인간의 자유를 억압해도 적당해야지 생각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2025.05.09 whalsry94@newspim.com

명확한 것은 나노사회에서 만난 맞춤형 식품 산업은 분명 기술 융합으로 진입될 것이라는 것이다. 즉, AI, 바이오, 로봇, 나노기술의 경계가 결국 붕괴되어 약품과 식품의 경계가 무너졌듯이 '필요'라는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인 해석 아래 생명윤리와 신체통제 논쟁 발생이 빈번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이 기술적 상업성에 비해 윤리적, 안전성 검토, 사회적 합의 과정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노물질이 포함된 성분의 체내 장기 축적 효과, 개별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 식품 맞춤화 과정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 그리고 '최적화된 식사'라는 개념이 사회적 차별 또는 소비자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맞춤형 식품의 무분별한 상품화가 "건강"이라는 가치에 대한 새로운 편견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지표에 따른 섭취 방식이 '이상적'이라는 판단은 자칫 일반인의 식생활을 위축시키고, 비정상적인 소비 패턴을 강요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식품업계가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는 가운데 라면부터 맥주, 우유, 버거 등의 가격이 1일부터 동시에 인상된다.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40곳을 훌쩍 넘겼다.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는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5.04.01 yooksa@newspim.com

우리는 이미 과거 유전자 식품(GMO) 논쟁에서 기술의 상업화가 사회적 합의를 앞서갈 때 어떤 혼란이 벌어지는지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훨씬 더 복잡하다. 신체 내부와 연결된 데이터, 나노단위 투여, 인공지능 조합 설계라는 복합 요소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노사회에서 맞춤형 식품이 진정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선제적 안전성 검토 체계, 정보 제공 의무, 소비자 선택권 보장, 윤리성 평가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은 더 나아가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기술은 이익이 아니라 위험이 된다.

지금은 나노기술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보다 정밀하고, 보다 인간 중심적인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맞춤형 식품이 인간을 위한 기술인지, 시장을 위한 도구인지 묻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모든 사람이 인간을 개조할 수 있다면 얼터드 카본의 므두셀라처럼 영원한 장수를 원한다고 의제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늙어도 노화되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고 의제하는 것은 위험하다. 적어도 인권은 어디까지나 다양성이고 과학기술은 기회를 좀더 제공하는 것일 뿐이며 나는 장수하고 싶지도 늙지 않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해인예술법연구소 소장, 숙명여대 문화행정학과 초빙교수, 단국대 IT 법학협동과정 연구교수에 이어 단국대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로 있다.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교육부 저작권검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위원을 역임했다.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등 지식재산과 산업 보안, 방위기술 전략 등의 이슈를 다뤄왔다. 그 밖에도 장애인연대, 청소년복지, 주거복지를 하는 사회복지사로 시민대상 역사문화해설과 문화재지킴이 등을 하는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스포츠법 책들을 차례로 저술했고, 발달장애인소프트볼협회 위원장을 맡아 장애인체육종목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온열질환 사망자 전년 대비 2배 증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급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최근 2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7명으로 집계됐다. 7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일 59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다. 이중 2명은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질병청이 지난 5월 15일부터 전국 의료기관 517곳 응급실을 대상으로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모두 875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무더위에 힘겨워하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지난해 같은 기간(5월 20일~7월 6일)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는 469명에서 859명으로 83.2% 증가했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현재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76.5%는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23.5%였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9.5%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 40대, 30대, 80세 이상, 70대, 20대 순이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온열질환자의 33.3%를 차지했다. 직업별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1.0%), 무직(12.0%),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10.4%)가 많았다. 발생 시간을 보면 오후 4~5시(12.2%), 오후 3~4시(11.5%), 오후 1~2시(9.5%), 오전 10~11시 (9.0%) 등으로 나타났다. 실외 발생이 81.4%였으며 작업장 25.6%, 논밭 16.6%, 길가 14.1% 등이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통상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서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흔히 일사병으로 불리는 열탈진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평소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한낮에는 가급적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고,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면서 체내 수분을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게 좋다. mkyo@newspim.com 2025-07-07 20:26
사진
삼성전자, 2Q 영업익 56% 뒷걸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하락한 2분기 잠정 영업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8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매출 74조원,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보다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1% 줄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56% 가까이 내려앉았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뉴스핌DB] 이번 잠정치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수치다. 결산을 마치기 전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먼저 공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 국내 기업 처음으로 분기 실적 예상치를 내놨다. 2010년 IFRS를 먼저 적용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정보 제공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히 실적을 가늠하고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주주와 소통을 꾀한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전에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관심 높은 사안에 답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 2025-07-08 07:5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