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선 정형외과 개원…대전·충청권 지역 의료 책임
현재 720병상 갖춘 종합병원…전공의 수련병원 역할도
지난해 중증환자 35%, 구급차 이송환자 25% 증가
[세종=뉴스핌] 이유나 기자 = #A 씨(64세·여)는 유성 선병원에서 폐렴을 진단받았다. 검사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퍼져있었고, 전신에 염증 반응이 퍼지는 패혈증 쇼크 상태에 이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유성 선병원에는 격리 중환자실 병상이 없었다. 이에 의료진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추진했지만, A 씨를 받아줄 수 있는 병원은 전국 어디에도 없었다. 이에 유성선병원은 병상을 새롭게 조정해 A 씨를 본원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기로 했다. 유성 선병원에서 장기간 치료 끝에 A 씨는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50년 역사를 지닌 2차 종합병원 유성 '선병원'은 대전·충청권 지역 의료를 책임지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선병원은 1966년 선 정형외과 의원으로 시작해 현재의 720병상의 종합병원이자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거듭났다.
◆ 의정사태 당시 응급·중증 환자 받으며 지역 의료 책임져
선 병원은 의정사태로 지역 의료 체계가 붕괴할 위기에 처했을 당시 중증·응급 환자를 치료하며 지역 의료의 허리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해 선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4만9972명으로 5만명에 육박했다.
이 중 중증에 해당하는 KTAS 1·2등급 환자는 2023년 1698명에서 지난해 2287명으로 35%로 증가했다. 응급 수술 환자 24시간 이내 수술 시행률은 대전 선병원은 88%, 유성 선병원은 9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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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선병원 전경 [사진=유성선병원 제공] |
응급실 뺑뺑이가 사회적 이슈로 불거진 상황에서 구급차 이송환자 수도 2023년 4973명에서 지난해 6201명으로 25% 늘었다.
타 병원에서 선병원으로 전원 온 환자는 2023년 1459명에서 지난해 2380명으로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선병원에서 타 병원으로 전원 보낸 환자는 단 10명뿐이었다.
현재 선병원의 허가병상은 387곳, 중환자실은 20곳이다. 내년에는 허가병상 447개, 중환자실은 25개로 늘릴 예정이다.
선병원은 필수 의료뿐만 아니라 암 진료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암 수술 건수는 2023년 100건에서 지난해 161건으로 61% 증가했다. 타 병원에서 의뢰된 암 환자는 14%, 암 환자 진단도 28% 늘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암 진단·치료 패스트 트랙을 도입해 암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진료, 검사를 단축된 일정에 제공했다. 암 조기 발견으로 치료 성공률이 향상하고 환자의 심리 불안도 최소화했다.
올 3월에는 급성완화의료를 대전·충청 지역 최초로 도입했다. 진행성 암 환자의 통증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향상 시켰다. 또 인터벤션(영상 유도 하 시술), 시술, 수술을 포함해 집중적인 증상 완화 치료를 실시했다.
◆ 3차 병원 선호하는 환자들…현장에선 "평가기준 조정·지원금 확대 필요" 호소
다만, 3차 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들의 인식으로 현실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에 병원 의료진은 2차 병원에 맞는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용평 유성선병원 진료부장은 "2차 병원 평가기준이 3차 병원을 쫓아가게끔 설계돼있다"며 "2차 병원은 2차 병원에 맞게 구체화·특성화 시킬 수 있는 제도와 평가기준이 따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 평가 기준에 맞춰서 여러 시설을 설치하려면 병원 입장에선 마이너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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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순 유성선병원 병원장이 7일 기자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
2차 병원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고 봤다.
김의순 유성선병원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3년동안 10조를 투입하고, 포괄2차 종합병원은 같은 기간 2조를 투입하고 있다"며 "환자분들이 2차 병원에 찾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에만 지원금이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병원장은 "국가 재난 시 등 많은 부분을 정부에 협조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아니면 각종 세제 혜택이나 금융 혜택이 전무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yuna74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