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 간부에 아내 수영장 이용권 구매 지시
자녀 결혼식 메이크업숍·예식장까지 운전기사
중고 거래 대행·길고양이 포획·분양까지 요구
"보직해임 엄단·실태 조사·재발 방지책" 촉구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박정택(55·중장·학군 30기) 육군 수도군단장과 가족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1년간 심각한 갑질을 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적지 않은 논란이 되고 있다.
군인권센터(임태훈 소장)는 29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박 군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강제 수사를 통해 엄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박 군단장과 가족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행한 갑질 피해에 대한 복수의 제보를 접수했다"며 관련 메시지와 음성 파일까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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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택 육군 수도군단장과 가족이 비서실 근무자들에게 1년간 심각한 갑질을 해 왔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사진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사진=뉴스핌DB] |
박 군단장은 2023년 11월 하반기 정기 장성 인사 때 수도군단장으로 취임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박 군단장이 비서실 소속 간부에게 아내 수영장 이용권 현장 접수를 요청해 새벽부터 줄을 서도록 지시했다. 자녀 결혼식 때는 메이크업 숍과 예식장까지 운전기사를 요구했다.
중고 거래 대행과 반려동물 밥 챙겨주기, 야구·농구·하키 스포츠 경기 VIP 관람권 구매, 관사 화단 감 따기, 화단 가꾸기도 지시했다.
군인권센터는 "심지어 관사 지붕 위 길고양이 포획과 분양까지 요구하며 사실상 '하인' '노예' 처럼 간부들을 부렸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2017년 박찬주 대장의 공관병 갑질과 2023년 백마회관·광개토회관 갑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면서 "반복적으로 폭로되는 고위급 장교 갑질과 사적 지시에 대해 실태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집무실에 비서실 직원이 여럿 모인 자리에서는 따로 사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서 "부사관 직원들과 단둘이 있을 때만 무리한 부탁을 하는 등 사적 지시가 외부에 알려지면 문제가 될 만한 일이라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육군본부 감찰조사팀에서 제보 내용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