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중국과의 조선(造船) 능력 격차로 안보에 빈틈이 생기고 있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조선업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은 28일 나카타니 겐 방위상과 만나 미군 함선의 공동 정비 등 양국 방위산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펠란 장관은 일본에 상업용 선박을 군사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설계로 제조할 것을 제안하고, 일본 기업들이 미국 서해안의 조선업에 투자할 것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펠란 장관은 방일 전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상업용 선박을 군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한다"며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조선업에 뛰어난 동맹국과 하나가 돼 미국의 부활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조선업은 한때 세계 최고였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쇠퇴 일로를 걸었다. 그사이 한국과 중국이 세계 조선업을 호령하는 자리에 올랐다. 현재 중국의 조선 능력은 미국의 200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업은 해군 전력에 직결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은 상업용 선박을 군사용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세계 해군의 군사 균형까지 빠르게 변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미 해군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군함 수를 늘릴 계획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미국 내에서 제대로 선박을 건조할 수 없는 상태다. 트럼프 정부는 한일과의 조선 동맹을 강화해 안보상 우려에 대응하고, 동시에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펠란 장관은 일본에 이어 한국도 방문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이 유효한 카드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펠란 장관은 앞서 미국과 일본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이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둬야 한다. 가능한 조치 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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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합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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