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보상배율 1 이하 기업 2배 이상 증가
석유화학·철강·건설업종 재무 악화 심화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팬데믹 이후 지난해까지 대기업들의 이자비용이 2.4배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비교 가능한 302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매출은 2964조6970억원으로 2021년 대비 25.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22조9820억원에서 54조2961억원으로 136.3% 급증했으며, 이자보상배율은 8.72에서 3.65로 58.2% 하락했다. 이번 분석에는 은행, 금융지주, 증권, 카드사 실적과 이자비용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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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이자보상배율 비교 현황(2021 vs 2024) [사진=리더스인덱스] |
최근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한 기업은 302개 중 214개(70.9%)에 달했으며, 개선된 기업은 88개에 불과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이하 기업은 2021년 34개에서 지난해 73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20개 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이하를 기록해 좀비기업으로 분류됐다.
업종별로는 조선, 공기업, 보험을 제외하고 대부분 업종에서 이자보상배율이 악화했다. 특히 석유화학과 유통은 평균 이자보상배율이 각각 0.64, 0.99로 1 이하로 떨어졌다.
3년간 가장 악화한 업종은 석유화학이었다. 37개 석유화학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12.34에서 지난해 0.64로 급락했다. 이 기간 매출은 2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2.7% 감소했으며, 이자비용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철강업종도 상황이 나빠졌다. 13개 철강 기업의 영업이익은 72% 감소했으며, 이자비용은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15.73에서 2.31로 떨어졌다.
현대제철은 특히 재무악화가 심각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595억원으로 2021년 대비 93.5% 감소했고, 이자비용은 42.2% 증가해 이자보상배율이 7.99에서 0.37로 급락했다.
건설·건자재 업종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0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고, 이자비용은 두 배 이상 증가해 이자보상배율이 8.13에서 1.64로 하락했다.
이자비용 규모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컸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자비용이 5조9324억원으로 2021년 대비 211.3% 증가했으며, 현금성 자산은 19조149억원으로 나타났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