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요구만 수용...향후 '만성 단체행동' 우려
교육부 장관 등 '대국민 사기' 책임지고 사퇴해야
전공의 의료 공백으로 중증질환 수술 일정 연기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의과대학생들이 집단 휴학 후 복학했지만 수업 불참이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들 또한 낮은 복귀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환자 단체에서 지난해 2월부터 진행돼 온 의정갈등의 결과로 젊은 의사들에게 안 좋은 학습효과가 생겼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회장은 23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의대생들에게 처음에는 전원 복귀를 요구하다가 그 다음에는 교육 정상화를 말하고, 계속 밀리면서 의대증원 원점 백지화까지 온 것"이라며 "이러한 모습이 의대생들에게 투쟁 동력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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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마이크를 들고 있는 인물)이 23일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료 현장과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024년 6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환자단체 회원들이 서울대 교수 무기한 전면휴진 중단을 촉구하는 중증질환 환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 2024.06.12 choipix16@newspim.com |
김 회장은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투쟁 방식을 보면 그들 스스로에게도 (복귀하려는 이들을) 조리돌림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엘리트 집단에 어울리는 인격이나 윤리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걱정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나 교육당국의 우유부단한 태도 때문에 이들은 학습효과가 생겼다"며 "앞으로도 요구사항이 생길 때마다 집단 행동이나 휴진을 할텐데,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될 큰 부담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2026년 의대정원이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아 간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교육부가 윤석열 정부의 의료정책 중 의대증원 부문을 철회한 것은 의대 교육의 정상화에 대한 시급성이 이유였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수업 불참으로 교육이 정상화되고 있지 않으니 '대국민 공수표'를 날렸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정부는)의료계가 요구하는 조건만을 수용하며 원칙 없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교육부는 의대 정원과 관련한 모든 정책이 대 국민을 상대로 사기였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해 중증질환과 관련된 수술 일정이 전반적으로 연기되고 있다는 주장도 언급됐다. 주요 상급종합병원들도 전공의 인력 공백 때문에 수술 일정을 잡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식도암 환우들이 제보한 내용들을 보면 과거에는 진단 후 3개월 이전에 다 수술을 했지만, 현재 4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빅5 병원 두 곳이 올해 2월에 오는 6월까지 수술을 진행하기 힘들다고 환자들에게 공고했다. 알려진 것만 4개월인데, 거기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식도암의 경우 치료 방법이 수술 외에는 없다"며 "암 환자들은 적기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그 시기가 늦춰지면 재발이나 전이 위험도도 높아진다"며 "1년에 8만여명이 사망하는데, 그 중 95%가 재발·전이 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의정갈등을 통해 생긴 의료공백 피해를 중증질환 환우들이 감당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대증원을 원점으로 되돌렸는데, 젊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계속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료 현장과 교육 참여를 촉구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