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하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차량 인도량 부진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가 겹치며 실적 부진 우려가 증폭되고 있어서다.
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 실적에서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1~3월 글로벌 인도량은 총 33만6681대로, 시장 예상치(40만대)를 크게 못 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3%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수요 둔화는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증권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5년 1분기 매출로 약 212억4000만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다.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40센트 수준으로 집계됐다.
![]()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가 모든 것에 대해 옳았다"고 써진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3.28 mj72284@newspim.com |
증권가에서는 '저가형 모델' 출시 지연과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지연, CEO의 이미지 리스크를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머스크 CEO는 최근 "6월부터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규제와 안전성 문제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투자자들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저가형 모델의 출시 일정, 자율주행 기술의 진척도,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입장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투자은행들은 줄줄이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기존 325달러에서 275달러로 하향했고, 웰스파고는 목표 주가를 130달러로 낮췄다. JP모간도 브랜드 가치 훼손 가능성 등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120달러까지 내렸다.
특히 테슬라의 열혈팬으로 불리는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 발표를 "코드 레드(code red)" 상황이라며, "머스크가 빨리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목표 주가를 기존의 550달러에서 315달러로 42%나 하향했다.
이날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저가 모델 생산 일정마저 지연된다고 해도, 머스크가 정치 활동을 접고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다면 최근 하락세를 이어온 테슬라 주가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테슬라는 이날 미국 중부시간 기준 22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23일 오전 6시 30분)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실적 설명회는 자사 투자자 관계(IR)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된다.
시장은 이번 실적 발표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상징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관계자는 "수요 회복의 실마리도, CEO 리스크 관리도 동시에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 오전 거래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 대비 3.8% 오른 236.0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와 실적 악화 등에 악재가 거듭하며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8% 하락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