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최근 경륜 판도는 단순한 체력 싸움에서 벗어나 등급별 전술 전개와 선수 유형별 흐름을 읽는 것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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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피돔에 출전한 선수들이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
경륜은 기록 경기와 달리 순위를 다투는 종목으로, 선발급, 우수급, 특선급 세 등급으로 나뉘어 경주가 치러진다. 각 등급마다 경기 양상이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경주 분석 전략의 정교화가 요구되고 있다.
◆ 선발급, '끌어내기' 전법 선수에 주목하라
선발급은 경륜 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로, 보통 선행-마크-추입 선수 간 조합이 중심이 되지만, 최근 들어 이 고정된 구도를 흔드는 선수가 입상권을 흔들고 있다. '끌어내기' 전법을 통해 내선 장악을 시도하는 유형이다.
이 전략은 선행 전법 선수를 앞세우고 시속을 끌어올리며 전개 흐름을 조정, 이후 유리한 위치로 진입해 입상을 노리는 방식이다. 주로 선두권 전개보다는 타이밍 싸움에 강한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며, 김재훈(23기, 창원 성산), 채평주(12기, 부산), 홍석헌(8기, 의정부), 정성훈(12기, 신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선발급에서는 인기 마크마저도 이같은 전술에 흔들릴 수 있어, 단순 득점이 아닌 전개 변수를 일으킬 수 있는 선수의 움직임에 대한 면밀한 체크가 중요하다.
◆ 우수급, '자력 승부형 축선수' 판별이 승부처
우수급은 선수 수가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이 등급은 최근 자력 전술 구사가 가능한 강축 선수가 경주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준오(28기, 동서울), 한탁희(25기, 김포), 김준철(28기, 청주), 임재연(28기, 동서울) 등은 대표적인 자력형 강자다. 이들은 모두 특선급 경력을 바탕으로 우수급에서 전술 운용 능력과 실전 해결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축 마크'만으로 경주를 예측하는 구도에 강한 균열을 주고 있다.
반면 단조로운 전법만 보이는 선수들이 강축으로 분류된 경주는, 타 전개 변수나 후미 입상의 가능성을 반드시 열어둬야 하는 복병 경주다.
◆ 특선급, '상향 평준화'로 이변 자주 발생
특선급은 SS급 간판 선수들이 이끄는 무대지만, 이들 최상위권 선수가 빠진 경주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이변이 종종 연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양강 구도인 임채빈(25기, 수성)과 정종진(20기, 김포) 외에도 인치환(17기), 황승호(19기) 등의 고득점 선수들이 독주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출전하지 않을 경우, 상대적으로 기량이 평준화된 선수들 간의 혼전 양상이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성낙송(21기)과 박진영(24기)이 속한 창원 상남팀이 동서울 3인방(전원규, 신은섭, 정해민)의 주춤을 틈타 결승전 단골손님으로 부상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는 단순히 득점이 높은 선수보다는 동반 출전한 팀 동료, 전술적 조합, 협공 여부 등 전술적인 복합 변수를 고려한 접근이 요구된다.
'명품경륜'의 승부사로 잘 알려진 이근우 수석은 "최근 경륜은 등급별로 흐름과 전술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며 "선발급은 끌어내기 전법에 능한 선수를 주목하고, 우수급은 축선수가 얼마나 경주 흐름을 자력으로 주도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선급의 경우 SS급 최강자가 출전하지 않은 경주는 무한 복병의 출현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기량 외에도 팀 구성, 전술 조합 등 현장 중심의 다각적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