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 기업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의 혼다자동차는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공급망(서플라이체인) 대손질에 나섰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는 주력 차종의 생산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3년에 걸쳐 미국 내 판매 차량의 90%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관세가 면제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활용해, 인건비가 저렴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완성차를 생산한 후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을 택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부과한 25% 추가 관세는 이 협정 대상도 포함된다. 자동차 부품에 미국산 사용 비율을 높이면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비용 증가로 수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혼다는 서플라이체인을 재구축하는 쪽을 택했다.
혼다는 미국에서 전 세계 판매량의 40%에 해당하는 142만대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중 약 70%에 해당하는 100만대를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을 30% 늘리면 미국 판매량의 90%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혼다가 미국에 수입하는 약 50만대 중 30만대 정도가 캐나다 생산 물량이다. 이에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주력 SUV 'CR-V'와 세단 '시빅'이 미국으로의 생산 이전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차종은 미국 공장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혼다는 기존의 2교대 근무 체제를 3교대로 변경하거나 주말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고용을 늘려 관세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소형 SUV 'HR-V'도 미국 생산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단, 이 차종은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이전을 위해서는 미국 내 신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닛산자동차는 관세 조치 대응으로 미국 수출용 차량의 일본 내 생산 일부를 미국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닛산은 미국 판매 주력 차종인 SUV '로그'의 일본 내 생산을 7월까지 총 1만3000대 줄일 예정이다. 일본 내 생산 감소분은 미국 테네시주 스머나 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닛산은 당초 생산량 조절을 위해 미국 내 감산 계획을 세우고, 4월부터 스머나 공장에서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려했다. 하지만 추가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계획을 철회하고 4월 이후에도 2교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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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자동차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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