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 연동제 활용 6%… 제도 이해도 떨어져
노무비 포함 등 연동제 범위 확대 요구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건설업계 원·하도급 업체 사이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하도급대급 연동제가 현장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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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종 하도급대금 연동제 적용 실태조사 결과. [자료=대한건설정책연구원] |
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29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8개사(6%)만이 하도급대금 연동제를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도급대금 연동제는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조정하는 제도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미리 협의한 대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했다. 대금 조정 대상이 되는 원재료는 전체 하도급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연동제 미적용 이유로는 '제도를 이해하지 못해서'가 38.8%로 가장 많았다. '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재료가 없어서'(19.8%)와 '원사업자와 적용하지 않기로 합의해서'(16%)가 뒤를 이었다.
연동제 적용의 문제점으로는 '홍보 부족'(69.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노무비 미적용'(34.6%), '연동 요건 10% 이하로 실효성 부족'(24.5%) 순이었다.
개선 방안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설명·홍보 확대'(66.7%)였으며, 이 외에 '연동제 범위에 노무비 추가'(44%)와 '연동제 예외 사유 축소'(25.2%) 등이 제시됐다.
건설업 원사업자는 경기 악화로 시장 위험이 커지거나, 원자잿값 변동성이 확대되면 하도급 비중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공사비가 급등했던 1997년, 2004년, 2008년, 2022년 등에 하도급 비율이 증가하기도 했다.
최근 신동아건설, 대저건설, 삼부토건 등 굵직한 중견 건설업체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부실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원사업자가 하도급 계약을 다수 맺은 상태에서 무너지는 경우 협력업체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동계약의 보편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제22대 국회에서는 주요 원재료 범위에 원재료, 운송비, 에너지 비용을 포함하거나 노무비를 추가하는 형태의 하도급대금 연동제 입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하도급대금 연동제 적용 범위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개정 시 하도급 거래에서 반복되는 원가 상승 위험 요인을 분담하고 원사업자의 거래상 지위 남용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재료의 범위에 운송비, 에너지 비용을 포함하는 입법안의 경우 업종별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3년 기준 건설업 하도급공사 원가 구성은 ▲재료비 19.30% ▲노무비 48.90% ▲외주비 2.04% ▲현장 경비 29.76% ▲에너지비용(전력비, 수도광열비) 0.16% ▲운송비 0.53%로 에너지비용과 운송비 비중이 미미해서다.
홍성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도급대금의 10%인 원재료 기준 또한 건설·제조·수리·용역 등 업종별로 다르게 구성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됐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5.74%포인트(p)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