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당 대폭 확대...오너일가가 절반 획득
최재호·최낙준 등 오너가, 배당 절반 가져가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경상남도를 기반으로 한 종합주류기업 무학이 최근 배당을 대폭 확대한 것을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주 친화적 경영이라는 해석과 함께 최재호 무학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당 확대가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과 지배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를 갖고 기말배당금을 주당 130원으로 책정해 총액 34억4300만원을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무학은 이번 배당으로 지난해 지급된 중간배당을 포함해 배당을 주당 520원, 총 137억7317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직전 연도 주당 230원 대비 2.26배 증가한 수치다.
무학이 배당을 2배 이상 늘린 것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의미있는 분석 두 가지가 나온다.
우선 시가총액 1000억원대 기업들 중 상당수가 밸류업과 함께 내년부터 강화되는 유가증권시장 퇴출 기준에 대비해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 환원도 그 일환으로, 주가를 부양시켜 시총을 키워야 한다. 과거 무학은 2023년까지 연차배당 중심으로 운영하며 주당 230원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중간배당을 신설하며 배당 규모를 키웠다.
또다른 시각은 최재호 회장이 아들인 최낙준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밑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배당 확대로 오너 가족에게 상당한 현금이 유입돼 상속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무학의 지분율을 보면 최재호 회장은 991만주(35%), 최낙준 사장은 428만주(15%)를 보유해 총 지분 약 50%를 차지한다. 이들이 받은 배당은 각각 약 51억5230만원, 22억2390만원으로 약 73억7620만원에 이른다. 배당 총액 137억7000만원의 절반 이상이 오너 가족에게 귀속된다.
배당 확대 시점이 오너 가족의 주식 증여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도 주목된다. 최 회장은 2023년 최낙준 사장에게 427만5000주(15%)의 주식을 증여했다. 최 사장의 지분은 이 시점 이후 15.04%로 늘었다. 이후 2024년부터 배당이 확대돼 최 사장은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024년 재무제표를 보면, 주류 매출은 1520억원으로 3.7% 증가에 그쳤고, 당기순이익은 654억원에서 48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433억원으로 2023년 대비 2177억원 급증했다. 본업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투자 수익으로 배당을 늘린 점도 승계를 위한 자산 재배치 가능성이 엿보인다.
최낙준 사장은 무학뿐 아니라 관계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무학이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지리산산청샘물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지리산산청샘물 나머지 지분 96.75%를 소유한 무학주류상사도 최낙준 사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다. 최 회장 또한 해당 기업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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